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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최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사무실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StarCraft: Remastered)'(이하 '리마스터')의 체험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e스포츠(e-sports) 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본지 기자는 블리자드의 초청으로 '리마스터'를 먼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약 1시간 동안의 '리마스터'를 즐긴 이후 '체험기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됐다. 그런데 문득 '이미 공개된 정보를 딱딱하게 전달하는 건 너무 뻔한 체험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블리자드 한 관계자 말이 스쳐 지나갔다. "어떤 정보를 얻어 가기보다는 즐기다 가길 바란다". 그래서 '1시간 동안의 게임 과정을 텍스트로 풀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를 실행해 옮기기로 했다. 물론 기본적인 '리마스터' 관련 정보 전달도 포함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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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입성부터 플레이 직전까지
15년 넘게 스타1을 해온 유저로서 '리마스터'를 먼저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를 나온 발걸음이 가볍다. 더욱이 첫 블리자드 방문이라는 점에서 두근거리고 설렌다.
블리자드 2층에 마련된 '리마스터' 체험 장소에 들어서자 서너 명의 관계자들이 취재진을 맞이한다. 문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아 미리 제공된 관련 자료를 읽는 것으로 '리마스터' 체험을 시작한다.
안내문에는 '리마스터'의 주요 특징들이 잘 정리돼 있다. 골자는 기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StarCraft: Brood War)'(이하 '브루드 워') 게임플레이를 그대로 유지하되 4K UHD 와이드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 총 13개의 언어 서비스도 제공된다. 50개 이상의 싱글 플레이어 임무에 새로운 일러스트를 더해 스토리텔링을 개선한다고도 한다.
영어로 된 기밀유지 협약(Non-disclosure agreement)에 사인을 한 뒤 본격적으로 게임에 접속한다. 그에 앞서 마우스 제어판, 마우스 설정에 들어가 포인트 옵션 속 속도를 빠름에 가까운 쪽으로 설정.
그리고 접속. 블리자드 말대로 그래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큰 차이가 없다. 준비된 헤드폰을 쓴다. 흘러나오는 익숙한 BGM. '웅장해졌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몰려온다.
첫 페이지는 큰 틀에서 싱글 플레이, 멀티 플레이로 구성된다. 그런데 싱글 플레이는 자물쇠로 잠겨 있다. 아직 준비 과정이라 설정을 비활성화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 들려온다.
그래서 멀티 플레이로 접속해 '로컬 에어리어 네트워크(Local Area Network)'로 들어가라는 안내를 받는다. 배틀넷(Battle Net) 역시 아이디 접속창까지의 접근은 가능했으나, 실제 플레이를 하는 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로컬 에어리어 네트워크'로 들어간다. 다운로드 폴더를 열어봤더니 리그에서 사용되는 맵이 없다. 그래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추억의 전장인 래더(Ladder) 속 '로스트 템플(Lost Temple)' 맵을 조심스럽게 클릭한다.
'밀리(melee)' 설정 후 Start 버튼을 누른다. 이에 앞서 종족은 프로토스로 설정한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 중 그나마 주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라 첫 체험 카드로 꺼낸다.
▲ 프로토스 이야기
5, 4, 3, 2, 1. 짧은 시간이 지나고 눈앞에 펼쳐진 넥서스와 4프로브는 산개 플레이를 하지 못할 정도로 화려하다. 와이드 해상도 지원이라 그런지 프로브 자체도 커진 느낌이다. 물론 넥서스도.
다양한 특징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 화면을 기준으로 중앙 하단부 3분의 1지점에 APM(Actions per Minute, 분당 행동 수)이 자리하고, 그 오른쪽에는 시간이 흘러간다. 그렇다. 게임 시간이다.
APM이 200~250을 오가자 뒤에서 지켜보던 한 관계자가 한마디 한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 손이 가장 빠르시네요".
이어 관계자는 "F5 기능은 사용해보셨느냐"고 묻는다. "못 들었다"고 하니 "한 번 눌러보라"고 한다. 그래서 왼손 중지를 이용해 F5를 '탁' 하고 누른다.
그러자 펼쳐진 스타1 브루드워의 세계. 그래픽 개선 전후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2D, 3D 그래픽 비교가 한눈에 가능하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신기해서 계속 눌러본다. 수십 번도 더. 아니 그런데 그때…. 질럿이 때로 몰려온다. 그렇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와 대결이라는 걸 깜박한 거다.
10년 전 PC방에 앉아 '브루드 워'를 처음 접했을 때, 컴퓨터와 대결에서 대패했던 그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다크템플러, 더 나아가 캐리어까지 뽑을 생각이었는데 모조리 무산되고. 당황하지 않은 척 다시 '로스트 템플'을 선택한다. 이번에는 저그다.
▲ 저그와 테란 이야기
저그도 그래픽적인 면에서 더 화려해진다. 저글링, 히드라, 뮤탈 리스크까지. 특히 뮤탈 리스크 뭉치기도 문제 없다. 유닛 대형 유지, 그룹 제어 시 유닛 제한 등 기존의 컨트롤 유지도 그대로다.
게임 중반 뮤탈 리스크는 가디언, 디바우러로 변태한다. 디파일러까지 뽑아 컨슘, 플레이그를 시전한다. 그 사이 퀸을 뽑아 테란의 커맨드 센터를 중간 이상까지 타격한다. 그리고 퀸으로 테란의 커맨드 센터를 먹는다. 승리.
다음은 테란이다. 이번에는 8배럭 초반 마린 러시를 준비한다. 그런데 문제점이 하나 발생한다. SCV의 움직임이 미세하게 느려 자꾸만 미네랄을 들고 와 건물을 지으려 한다.
부족한 실력을 탓하며 초반 러시는 포기. 빠르게 팩토리를 올려 벌처를 생산, 이른바 무빙샷으로 움직임을 다시 테스트한다. 역시나 아주 미세하게 움직임이 느리다는 걸 느낀다.
이에 대해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다음 테스트 때 프로게이머 등을 초청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면 수정하는 걸 고려하겠다"고 한다.
스타포트까지 완성해 메카닛 유닛들을 조합, 공격에 나선다. 시원시원하다. 저그, 프로토스 진영의 상대 건물이 부서지는 장면은 고해상도 그래픽이 적용돼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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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저버 이야기
마지막은 옵저버 기능이다. 공개된 예고 영상대로 마린의 생김새까지 줌인아웃(Zoom in, Out)이 가능하다. 줌인 기능을 활용해 일꾼들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확인하고 있자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줌 아웃 기능은 교전을 한 화면에 담아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0대 200 대규모 물량전이 펼쳐질 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시 줌인 기능을 통해 세부 교전 상황까지 지켜보고 있으니 중계 과정에서 옵저버들의 손이 더 바빠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게임을 보고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거란 기대감이 커진다.
한편, 블리자드는 2000년대 초반 PC방 전성기를 이끈 스타크래프트를 현대화한 '리마스터'를 오는 8월 15일(한국 시간 기준) 전 세계에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1만 6500원으로 책정됐다.
회사 측은 전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7월 30일부터 블리자드 가맹 PC방에서 '리마스터'를 한 발 앞서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ㅣ블리자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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