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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내시, 양반보다 14~19년 더 장수 '남성호르몬이 수명 단축' 학설 뒷받침

조선일보 이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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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계보'에 오른 81명 조사 3명은 100세 넘게 살아
조선시대 환관(宦官·일명 내시)은 양반들보다 평균 14~19년 더 살았으며, 일부는 100세를 넘어 장수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남성호르몬이 남성의 수명을 줄인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인하대 민경진 교수(기초의과학부), 고려대 이철구 교수(생명공학부), 국사편찬위원회 박한남 연구원은 조선조 환관 족보인 '양세계보(養世系譜)'에 오른 81명과 동시대(16세기 중반~19세기 중반) 양반 2589명을 비교했다. 양반의 평균 수명은 51~56세였지만 환관은 평균 70세까지 살았다.

양세계보는 고려 말~조선 초 내시 윤득부를 시조로 하는 환관 777명의 족보로 1805년 이윤묵이 편찬했다. 조선 선조 때 환관 김계한 집안의 '가승(家乘)'과 함께 전 세계에 둘뿐인 환관 족보다. 조선시대엔 내시도 가정을 꾸릴 수 있었고 어린 내시를 양자로 들여 대를 이었다.


연구진은 고령 신씨 등 세 집안 남성들과 환관의 수명을 비교했다. 이 세 가문은 궁 출입이 잦은 관직을 많이 배출, 생활 환경 면에서 궁에서 일했던 환관과 큰 차이가 없었다. 양반가 세 곳의 수명은 가장 짧은 집안이 51세, 가장 긴 집안이 56세였다. 모두 환관 평균 수명에 못 미쳤다. 임금과 남성 왕족은 평균 수명이 각각 45세, 47세로 차이가 더 컸다.

특히 환관 81명 중 3명은 각각 100세, 101세, 109세까지 살았다. 민경진 교수는 "현대 일본도 100세인은 3500명당 1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수명이 10% 정도 짧은 건 인간과 동물이 공통적이다. 남성호르몬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수명 단축 효과가 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환관들의 장수는 '거세'로 남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25일자에 게재됐다.


[이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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