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러시아군 정보총국, 미 대선 개입”

경향신문
원문보기
미 언론, NSA 보고서 공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013년 11월5일 ‘정보장교의날’을 맞아 모스크바 시내 군 정보총국(GRU) 사령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013년 11월5일 ‘정보장교의날’을 맞아 모스크바 시내 군 정보총국(GRU) 사령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 정보당국이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투표 시스템을 겨냥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인터셉트는 5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 극비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투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에 사이버 공격을 벌였고, 이 공격으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 선거 관계자 120명의 e메일 계정에 ‘스피어피싱’을 시도했다. 스피어피싱은 특정인을 목표로 개인정보를 훔치는 피싱 공격이다.

해킹의 배후로는 러시아군 정보총국(GRU)이 지목됐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는 오래됐지만 이번 보고서처럼 직접적인 내용은 없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 등 본격적인 러시아 게이트 조사를 앞둔 시점에서 GRU의 개입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1810년 러시아제국 육군장관이 차르 알렉산드르 1세에게 건의해 처음 군 정보기관이 만들어진 이후 유구하게 이어진 러시아 정보기관의 역사에서도 GRU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오래도록 경쟁관계였던 국가보안위원회(KGB)는 1991년 해외정보국(SVR)과 연방보안국(FSB)으로 쪼개졌지만 GRU는 지금까지 건재하다.

GRU는 1918년 공식 창립했다. 레닌과 함께 러시아 혁명을 이끈 레프 트로츠키가 적극 후원했다. 트로츠키는 스탈린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려나 숙청됐지만 GRU는 갈수록 세를 불렸다. 지금도 GRU는 인적네트워크(휴민트)와 통신감청(시긴트), 그리고 위성영상정보까지 두루 이용해 러시아의 해외 첩보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GRU가 운용하는 통신감청 위성만 130개에 달하고 감청 요원은 3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도 조지아, 체첸 등 분쟁지역에 이 조직 요원이 투입됐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알레포, 홈스 등지에서 GRU 특수부대 병사가 목격됐다는 보고가 있다. GRU는 별도의 군 특수부대 스페츠나츠GRU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에는 95억루블(약 1880억원)을 들여 모스크바 시내에 7만㎡ 규모의 새 본부를 지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방문해 축하를 했다.

냉전 시기 미국은 GRU의 가장 큰 공작 목표였다. GRU 고위인사로 1988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다 신분이 적발된 스타니슬라프 루네프는 1998년 출간한 회고록에 “미·소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 고위인사를 암살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고 적었다. 목표 인물들의 정보를 스페츠나츠 암살부대에 전달하는 것도 GRU 요원들의 임무였다.


냉전이 끝난 뒤 한동안 그늘에 가려졌던 이 조직은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면서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추방된 외교관 상당수가 GRU 소속으로 밝혀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이고르 코로보프 GRU 국장 등 관계자 4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러시아 게이트 배후에 GRU가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취임 100여일 만이다. 인터셉트는 “(선거를 통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은 민주주의가 이뤄낸 가장 큰 혁신”이라고 썼다. GRU는 그 혁신을 건드렸다. 암호학자 브루스 슈나이어는 인터셉트에 “해킹은 성공 여부와 별개로 투표의 정통성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준환 밀라노 올림픽
    차준환 밀라노 올림픽
  2. 2폰세 WBC 멕시코
    폰세 WBC 멕시코
  3. 3박나래 19금 논란
    박나래 19금 논란
  4. 4박나래 김숙 좋아요
    박나래 김숙 좋아요
  5. 5서해 피격 항소 논란
    서해 피격 항소 논란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