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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가 깨어난다, 다크 유니버스가 열린다

중앙일보 김나현.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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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재앙의 세계 ‘미이라’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85년 전 처음 ‘미이라’(1932, 칼 프로인트 감독)가 깨어났을 때, 미라는 공포였다. 밀레니엄 시대에 나타난 ‘미이라’ 시리즈(1999~2008)는 어드벤처와 함께했다. 다시 깨어난 ‘미이라’(원제 The Mummy, 6월 6일 개봉, 알렉스 커츠만 감독)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살 떨리는 공포와 모험 그리고 휘몰아치는 액션이 꿈틀대는 세계다.

‘신과 괴물의 세상이 시작된다(A New World Of Gods And Monsters)’라는 거창한 태그 라인이 그저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새로운 ‘미이라’와 함께 또 다른 고전 몬스터 ‘투명 인간’‘프랑켄슈타인의 괴물’ ‘해양 괴물’ 등을 소환해 이른바 ‘몬스터 버전의 어벤져스’를 펼칠 작정이다. ‘미이라’는 그 첫 영화, ‘다크 유니버스’의 세계를 여는 열쇠다.

원조 몬스터의 부활, 고전 호러와 현대 블록버스터의 만남, 여성 미라의 탄생 등등 ‘미이라’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1996~)를 잇는 톰 크루즈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아니던가. 이 영화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정신없이 달리고, 싸우는 ‘톰 크루즈 DNA’까지 이식했음이 틀림없다. 톰 크루즈는 “공포 그 자체며, 원작의 고전적인 우아함과 깊이까지 갖췄다”고 자신한다. ‘미이라’는 어떻게, 얼마나 진화했을까. 이제 ‘미이라’의 관을 열 시간이다.

백종현·김나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현대판 미라의 탄생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수천 년 묻혀 있던 미라가 우연한 계기로 깨어나 복수를 시작한다. 이건 1932년 시작된 ‘미이라’(칼 프로인트 감독)부터 ‘미이라’ 3부작 시리즈(1999~2008) 모두를 관통하는 줄거리다.

이번엔 시작은 비슷하지만, 전개는 조금 다르다. 배경은 분쟁이 한창인 현대 이라크. 용병 닉 모튼(톰 크루즈)은 유물을 도굴하다 반란군의 공격을 받는다. 전투 중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을 발견한 닉. 그는 미라의 관을 런던으로 운반하다 비행기 사고로 숨지지만, 이윽고 되살아난다. 그가 의도치 않게 잠들어 있던 미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를 깨웠기 때문이다. 아마네트는 최초의 여성 파라오를 꿈꿨지만, 왕의 아들이 태어나며 왕이 될 기회를 빼앗겼다. 산 채로 봉인 당한 채 분노를 키워 온 그는 복수의 칼날을 빼 든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닉, 아마네트, 닉과 함께 중동에 간 고고학자 제니 할시(애나벨 월리스), 몬스터를 연구·관리하는 지킬 박사(러셀 크로).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이야기로 이 영화는 선과 악, 이분법적 사고를 뒤집는 질문을 던진다. 러셀 크로의 말을 들어보자. “이 영화에선 흥미롭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인물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그건 바로 ‘악마성’이다.”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영화 '미이라' 사진=UPI코리아


“꼭 무서운 영화가 되길 바랐다. 고전 공포 영화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 영화의 감각을 담는 게 관건이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현실적인 미라를 만들고 싶었다.” 알렉스 커츠만 감독의 말이다. 그는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 J J 에이브럼스 감독)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기획과 각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2014, 마크 웹 감독) 제작·기획·각본 등을 담당한 할리우드의 잔뼈 굵은 작가다.

고전적 소재를 다룬 ‘미이라’에선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묘사가 도드라진다. 숨 쉴 틈 주지 않는 긴박한 액션이 단연 백미다. 초자연적인 위협에 반응하는 인간의 현실적인 모습. 신화적 소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호러 스릴러로 풀어낸 점이 ‘미이라’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다.


이런 여성 악당은 없었다





역시 관건은 아마네트다. 이전 시리즈 영화에선 단 한 번도 볼 수 없던 여성 미라다. 2015년 10월 ‘미이라’의 제작 소식을 전한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렇게 밝혔다. “제작진은 남성 미라, 여성 미라 두 가지 옵션을 고려 중이다. 역할에 꼭 맞는 배우에 따라 미라의 성별이 달라질 것이다.” 결국 소피아 부텔라가 캐스팅 됐고, 최초의 여성 미라가 탄생했다.

아마네트 캐릭터가 반가운 건 그간 초인적인 힘을 가진, 그것도 한 작품을 아우르는 여성 악당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말레피센트’(2014, 로버트 스트롬버그 감독)의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사악한 마녀 말레피센트, ‘엑스맨’ 시리즈(2000~)에서 제니퍼 로렌스가 맡은 미스틱 등이 있었다. 하지만 아마네트만큼 권력욕으로 활활 타오르는 괴물은 없었다. 북미권을 겨냥한 포스터엔 주연 톰 크루즈보다 미라 분장을 한 부텔라가 훨씬 도드라진다.

아마네트는 평면적인 악당이 아니다. 커츠만 감독은 “그의 감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밝혔다. “무서운 짓을 서슴지 않아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 단지 선을 넘은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다”는 것이다. 비주얼 역시 예사롭지 않다. 룬 문자(초기 게르만족의 언어)가 드리운 회색빛 얼굴과 옛 이집트 왕족의 드레스. 화려하고 다채로운 분장 속에 그녀의 긴 사연이 보인다. 아마네트는 ‘새로운 여성 악당의 시대를 알리는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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