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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시리아 사이드나야 군사 수용소의 상업위성 사진. 미국 국무부는 15일 시리아 정부가 수용소 내 화장터를 이용해 대학살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FP=뉴스1 |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 국무부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교도소 화장장을 이용해 '대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규탄했다.
15일(현지시간) 국무부의 발표는 지난 2월 국제 앰네스티가 발간한 '인간 도살장: 사이드나야 수용소의 대규모 사형 및 말살' 보고서와 유사한 내용으로, 아사드 정권이 다마스쿠스 북부에 위치한 사이드나야 군사 감옥에서 대규모 학살을 은폐하기 위해 화장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튜어트 존스 중동지역 국무차관 대행은 이날 사이드나야 수용소를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들을 증거로 제시하며 "미국은 시리아 정권에 의해 행해진 잔혹행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은 2015년 1월 사이드나야 수용소 단지를 촬영한 것으로, 수용소 옆 한 건물 지붕의 눈이 녹아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건물에는 견고한 통풍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데 이는 이 장소가 사망자들의 유해를 태우는 화장장으로 쓰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존스 차관 대행은 "시리아 정부는 2013년 초 화장장으로 보이는 시설을 위해 사이드나야 단지 내 건물을 일부 변형했다"며 "이는 사이드나야 내부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을 숨기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용소는 5명이 수감되는 공간에 최대 70명을 수감하고 있다며 "사이드나야에서는 하루 50명의 수감자가 사망하며 이 책임은 시리아 정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인도주의 기관들과 미국 정보기관이 해당 정보를 제공했으며, 위성사진 외에도 기밀 증거자료가 있음을 암시했다.
앞서 발간된 국제 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2015년 사이드나야 수용소에서 사망한 수감자 수는 5000~1만1000명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아사드 정권이 체포·수감한 이들은 6만5000~11만7000명이다.
국무부는 "러시아도 이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함께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존스 차관 대행은 "이 같은 잔학행위는 러시아와 이란의 무조건적인 지지하에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당장 끔찍한 행위가 중단되도록 조속히 시리아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10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워싱턴 회동에서 시리아 정권의 인권 유린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해당 정보를 손에 넣은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공개한 것은 시리아 내전 종결을 위해 러시아를 압박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아사드 정권과 반군의 평화 협상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제네바에서 재개될 예정이었던 유엔 중재 시리아 평화회담에 참석한 반군 대표단은 국무부의 발표를 환영했다. 대표단의 나스리 알 하리리는 "이는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시리아 정권의 감옥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보다 더 추악하다"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이 같은 인권 침해를 멈추기 위해 행동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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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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