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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현실 직장툰’ 그린 홍나래 작가 “공감으로 위로 건네고 싶었다”

이데일리 김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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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카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으로 직장인 공감 이끌어
제빵사, 中企 근무 등 경험으로 직장인 현실 생생히 그려내
직장생활 '구조의 문제' 그리고파... 차기작은 '관계중독' 이야기 구상 중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코미카의 직장툰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지독히 현실적인 내용으로 직장인들의 호응을 산 작품이다. 주인공 ‘연지’가 회사를 퇴사하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다만 웹툰에서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이 언제인지에 대한 ‘정답’은 알려주지 않는다. 정답은 없지만 독자들에게 회사와 자신의 삶에 대해 각자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 웹툰의 진가가 나타난다.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을 그려낸 홍나래(냥냥돌이) 작가를 만나 작품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웹툰의 내용이 솔직히 무겁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겪는 일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 이같은 내용을 작품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홍나래(이하 홍): 분명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며 겪고 있는 고충을 그려내면 공감을 얻어내고 위로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엇보다 내가 마지막 회사를 힘들게 관두고 나서 답답함이 앞서 그렸던 이유도 있다. 나는 사회생활이 너무 힘들고 고된데 이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밑도 끝도 없이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만화라도 그려서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의도도 다소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측면을 부각시켰고 결말까지도 현실적이다. 스토리 전개를 이같이 의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홍:사람들의 일상과 만화는 차이가 있다. 만화나 드라마,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항상 열심히 해서 행복한 결실을 맺는다. 이런 내용이 일반적인 만화의 장점이고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삶으로 돌아오면 나는 그 이야기들이 ‘만화를 위한 만화, 이야기를 위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곤해 공허하기도 했다.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고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만화를 그리면서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회사를 다닐 수 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다. 만화다운 결말로 주인공 연지가 어릴적 꿈인 화가가 되기 위해 유학을 떠나고 성공하는 식의 결말은 내 만화의 의도에 맞지 않고 주인공이 문제를 회피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일부러 피했다.


◇주인공 입장에서 대리는 ‘나쁜 상사’이자 ‘악역’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대리의 시각에서 일부 회차의 스토리가 전개됐다. 눈에 띄는 부분이다.

홍:사람들이 누군가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존중받지 못했던 적이 많아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이 왜 그럴까’,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럴까’라는 생각을 해보고 이해하려고 했던 시도가 담긴 회차들이다. 분명 대리의 입장에서 보면 주인공 연지가 이상한 게 맞을거다. 기성세대에서 보면 연지는 사회성도 없고 또 극단적으로 보면 사회부적응자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흑백으로 사람을 나누기에는 사람의 존재는 너무나 입체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만화라는 형식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때문에 구성도 빈약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어떤 타인을 이해해보려는 태도도 중요한 것 같아 넣었다.

◇작가님 이력을 보면 제빵세부터 중소기업 근무까지, 극중 캐릭터들의 직업에 녹아들어 있다. 연지와 친구들 캐릭터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홍:각 캐릭터마다 내가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이 감정이입도 되고 직업적인 고충도 공감있게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그린 작가가 작가라기 보다는 보시는 독자들과 동일한, 평범한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많이 꾸며내지 않고 내가 느끼고 이해한 감정들만 넣으려고 노력했다.

◇작품을 그리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또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홍:주인공 연지가 회사를 퇴사하기 전의 우여곡절을 그린 작품이어서 전반적으로 내용이 밝지 않다. 이런 감정을 이끌고 진행을 하려니 감정적으로 많은 부담이 됐다. 내 자신의 안좋은 기억들을 꺼내서 다시 재생산할 때마다 우울했다. 마감도 하기 힘들 때도 많았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런 우울한 것을 그려서 뭘 얻겠다고 내가 이러고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독자들은 솔직히 불편함이 더 클 것이다. 일종의 ‘발암만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속에서도 분명 위로가 될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를 통해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결국 ‘구조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넣었는데 공감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차기작도 현실적인 작품을 기획 중이신지.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홍:아무래도 그럴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는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긴 하다. 지금은 관계중독에 관한 만화를 기획 중이다. 과거에서 현재의 시대로 넘어옴면서 개인이 고립돼 연대가 사라지고 개개인으로 흩어진 상태로 관계에 대해 집착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다. 목표는 한편의 소설같은 만화를 꾸준히 그려 나이가 들수록 성장하고 변하고 성숙해지는 작가가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다. 무엇보다 지금은 만화를 계속 그리는 게 목표고 바람이다. 거창한 계획은 없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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