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7.0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요가대왕' 탈주범 유치장 목격자의 충격 증언

중앙일보 홍권삼.김윤호
원문보기
범인 별명 ‘요가대왕’ … 15㎝ 배식구 탈출에 34초 걸려
CCTV 틀어본 경관 “문어 같았다”

같은 방 유치인 봤지만 신고 안 해
탈주범 최모(50)씨는 ‘요가 대왕’이란 별명으로 통했다. 연체동물을 연상케 할 정도로 몸놀림이 유연했다는 게 그를 잘 아는 지인의 전언이다. 그는 “모두 합쳐 23년간 징역을 살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요가를 익혔다”고 말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로 45㎝, 세로 15.2㎝의 배식구를 빠져 나간 비결도 그의 요가 실력에 있었다. 탈출 순간 최씨의 동작도 요가를 방불케 하는 고난도였다고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경찰이 전했다. 그는 키 1m65㎝에 몸무게 52㎏으로 바짝 마른 형이다.

 17일 오전 4시56분쯤 유치실에 누운 최씨가 조용히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반소매 티셔츠를 벗고 등과 배에 연고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랐다. 배식구 철창에도 이 물질을 칠했다. 그 뒤 엎드린 채 머리를 옆으로 돌리자 금세 머리가 배식구를 빠져나갔다. 이어 오른팔을 배식구 밖으로 꺼낸 뒤 몸을 비틀어 어깨를 빼냈다. 왼쪽 어깨도 같은 방법으로 통과했다. 배 부분까지 나가자 엉덩이가 창살에 걸렸다. 그는 검정색 운동복을 엉덩이 아래까지 내리고 몸을 흔들면서 통과했다. 불과 34초 만이었다.

 
탈주범 최모씨가 17일 오전 5시13분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도망쳐 나온 뒤 인근 고등학교 앞 도로를 뛰어가고 있다. [사진=CCTV 캡처]

탈주범 최모씨가 17일 오전 5시13분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도망쳐 나온 뒤 인근 고등학교 앞 도로를 뛰어가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옷을 추스른 최씨는 오리걸음으로 근무자 책상 앞을 지나 창문으로 갔다. 그는 2m 높이의 창문에 매달려 창살 사이를 벌린 뒤 빠져나갔다. CCTV를 본 경찰관은 “벽을 타는 모습이 문어가 넘어가는 듯했다”고 말했다. 유치장을 빠져나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경찰은 애초 최씨의 탈출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가 도주할 때 같은 방에 있던 한 유치인이 전 과정을 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는 “누운 채 지켜봤을 뿐 경찰관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조사관에게 진술했다.

홍권삼·김윤호 기자

◆관련기사

▶‘요가대왕’ 탈주범 난도 배식구 탈출과정
▶경찰, '배식구 탈주범' CCTV공개 거부하는 진짜 이유
▶감시대서 졸았다던 경찰관, CCTV 화면엔 없다

홍권삼.김윤호 기자 honggs@joongang.co.kr
▶홍권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hgs74/
[ⓒ 중앙일보 & Jcube Interactive In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응팔 10주년 류준열 혜리
    응팔 10주년 류준열 혜리
  2. 2전재수 통일교 의혹 조사
    전재수 통일교 의혹 조사
  3. 3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4. 4정관장 인쿠시 데뷔
    정관장 인쿠시 데뷔
  5. 5민희진 보이그룹 뉴진스
    민희진 보이그룹 뉴진스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