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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컴, 투게더' / 사진=서보형기자 |
[헤럴드POP=황수연 기자]대한민국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 문제와 갈등을 적나라하고도 센스있게 풀어낸 유쾌한 영화가 찾아왔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2017년 오사카아시안영화제, 2017년 헬싱키아시아영화제 등 전세계 다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컴, 투게더'이다.
영화 '컴, 투게더'(감독 신동일/제작 비아신픽처스) 언론배급시사회가 20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신동일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이혜은, 임형국, 채빈이 참석했다.
'컴, 투게더'는 무한경쟁에서 탈락 위기에 놓인 중산층 가족 세 사람이 각자 일주일간 겪는 예측불허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18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된 실직자 범구(임형국), 실적에 쫓겨 과열경쟁을 벌이는 카드영업사원 미영(이혜은), 초조하게 추가합격발표를 기다리는 재수생 한나(채빈)는 한 가족이지만 서로의 문제를 각자 해결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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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동일 감독은 "'컴, 투게더'라는 제목은 누군가에게 오라고 이야기하는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의미의 '컴(Come)'과 함께 존재하는 연대의 의미 '투게더(Together)'를 합친 말이다. 이 영화가 사회에 존재하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8년 만의 복귀작인데 영화가 재밌었으면 많이 알려주셨으면 좋겠다"며 첫 시사 소감을 전했다.
21년 차 베테랑 배우 이혜은은 빠듯한 살림을 위해 불법 카드영업까지 마다 않는 억척스러운 엄마 미영 역을 맡았다. 어리고 예쁜 후배 은정에게 영업 실적 1위를 뺐기며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중 우연하고 충격적인 일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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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받은 지 대여섯시간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혜은은 "저녁 무렵 받았는데 밤 11시에 감독님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정독하는 데 안 해야할 이유는 찾을 수 없고 해야할 이유만 가득했다"며 "우선 현실적인 우리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미영이 고민하는 부분이 40대에 접어든 저의 삶과 생각과 많이 와닿아 있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봤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이 인물의 심리를 잘 만들어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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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유독 상징적이고, 의미가 다분한 표현들로 가득차 있다. '유자차'와 '숫자 18'의 반복, 알몸으로 딸을 껴안는 범구, 극한의 상황에서도 카드 영업에 매달리는 미영 등이다. 이에 신동일 감독은 "개인적으로 커피를 못마시고, 유자차를 좋아한다. 한 번 더 반복이 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넣었다. 그리고 특정 숫자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보여주고 싶었다. 대출금 역시 1억 8천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나체로 딸을 껴안는 장면에는 "한 번쯤 그런 장면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딸에게 해서는 안될 폭력을 저질렀는데 용서 또한 처절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이 무얼까 고민했다. 시선에 따라 혐오스럽게 느낄 수 있겠지만 저는 그걸 나체라고 생각했고 딸에게 용서받는 행위로 그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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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방황 속에서 아빠와 갈등을 겪는 딸 한나 역을 맡은 채빈은 "저 역시 그 장면이 걱정스러웠다. 나체를 봐야하나 떨려서 아빠에게 팬티라도 입혀줄까 감독님에게 건의하고 싶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딸에게 나체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텐데 바로 다가와서 미안하다고 안아줬을까 생각하니까 심적으로 이해가 되더라. 막상 현장에서는 무리없이 순조롭게 찍었다"는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미영이 카드영업을 하는 장면은 극한에서 인간의 본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 신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장면이었다고. 신동일 감독은 "제가 대체적으로 희극과 비극의 결합을 통해서 극단적인 조합을 이끌어내고 싶은 충동이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하시더라도 제 스타일이라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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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범구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장면은 타인과 소통하지 못한다는 의미, 이후에 냄새를 맡을 때는 세상의 역겨움과 잔인함을 자각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관객들이 궁금해할 이웃집 호준의 자살 여부나 딸의 대학교 진학여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혜은은 "요즘은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기인것같다. 이 영화를 보면 잠시 거울을 보는듯한 불편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엔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어 그 진심도 전달될 거라고 본다. 저희 영화가 여러분게 따뜻하게 전달됐으면 한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컴, 투게더'는 오는 27일 성남에서 이재명 시장과 시네토크를 갖는다. 개봉은 5월 1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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