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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기록들, 소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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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2005년 이전 세계기록 모두 취소 검토…‘약물과 전쟁’ 극약처방
그리피스 조이너 1988년 여자 100m·200m

그리피스 조이너 1988년 여자 100m·200m

‘달리는 패션 모델’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잠실종합운동장을 바람처럼 가르며 여자 200m에서 21초34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그가 같은 해 작성한 100m 10초49와 함께 29년째 깨지지 않는 ‘불멸’이 돼 가고 있다. 그렇게 그가 세운 세계 최고기록이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세계 육상계에 만연한 약물 의혹을 떨치기 위해 2005년 이전에 수립된 세계 기록을 ‘비공인 기록’으로만 남겨두자는 제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외신은 3일 “유럽육상연맹이 세 가지 강력한 금지약물 기준에 충족한 기록만을 세계 기록으로 공인하도록 오는 8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이사회에서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케네니사 베켈레 2004년 남자 5000m

케네니사 베켈레 2004년 남자 5000m

유럽육상연맹은 지난해 러시아의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도핑 조작 스캔들을 적발해 육상을 포함한 모든 스포츠계를 강타한 ‘맥라렌 보고서’를 접한 이후 지난 1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후 세계신기록 공인과 관련한 세 가지 조건을 수립했다. 이에 따르면 △최상위 레벨로 기술장비가 사용된 국제대회에서 수립된 기록 △국제대회를 수개월 앞두고 진행된 약물검사를 통과한 선수가 작성한 기록 △약물검사 소변·혈액 샘플을 보관했다가 10년 이내에 반복적인 재검사를 통과한 기록만 세계기록으로 공인받게 된다.

히참 엘 게루지 1998년 남자 1500m

히참 엘 게루지 1998년 남자 1500m


IAAF 이사회가 유럽육상연맹 제안을 승인하면 2005년 이전 세계기록은 사라질 수도 있다. IAAF는 2005년부터 선수들의 혈액·소변 샘플을 보관해오고 있다. BBC는 유럽육상연맹의 새 기준에 맞지 않기에 ‘비공인’ 세계기록으로만 남고 2005년 이후 수립된 기록이 공인 세계기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럴 경우 실내·실외 경기에서 작성된 남녀 146개 세계기록 중 2005년 이전에 수립된 절반 정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너선 에드워즈 1995년 남자 세단뛰기

조너선 에드워즈 1995년 남자 세단뛰기

서울 올림픽에서 기록한 그리피스 조이너의 세계기록과 조너선 에드워즈(영국)가 1995년 수립한 남자 세단뛰기 기록(18.29m), 중장거리의 강자 히참 엘 게루지(모로코)의 1500m(3분26초00·1998년) 세계기록은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폴라 래드클리프 2003년 여자 마라톤

폴라 래드클리프 2003년 여자 마라톤

2003년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을 세운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의 기록도 날아간다. 에드워즈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내 기록이 언젠가 깨지겠지만 이렇게 당국 결정으로 깨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작성한 100m와 200m 등 남자 단거리 세계기록은 2005년 이후에 작성돼 유효한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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