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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조선소, M&A로 몸집 불리는데… 한국은 각자도생

조선비즈 전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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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선소들이 극심한 '수주 절벽'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인수·합병(M&A)과 조인트 벤처(합작사)를 통한 대형화·분업화를 택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과 함께 세계 조선업을 이끌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불황 속에서 살아남기가 1차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몸집 불리기를 통해 한국 조선을 따라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선박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기술·마케팅 협력 등으로 경쟁력을 높인 '메가 야드(Mega Yard·대형 조선소)'가 세계 조선업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 조선소는 더딘 구조 조정 속에서 여전히 내부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어 자칫 조선 업황 회복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업체들끼리 M&A는 쉽지 않다 하더라도 일본처럼 업체 간 공동 수주나 마케팅,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가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뗄 건 떼고 연합체로 불황 극복 나서

지난달 31일 일본 조선사인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이 잇따라 개혁 방안을 내놨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에서 수주 잔량이 가장 많은 이마바리조선과 나무라조선, 오시마조선과 상선(商船) 부문에서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쓰비시는 선박 설계를 맡고, 이마바리조선 등은 건조를 맡는 방식이다. 또 공동 마케팅과 연구·개발(R&D)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일본 업체들끼리 '제 살 깎아 먹기'식 수주 경쟁을 막고, 각자의 장점을 살린 분업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최종 단계로 합병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중공업, 스미토모중공업, 미쓰이중공업도 협력 관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은 그동안 고베와 사카이데 공장으로 양분됐던 조선 사업을 사카이데로 집중하고, 상선 건조는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본은 앞서 2013년에도 M&A와 합작사 설립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IHI마린과 유니버설조선이 합쳐져 글로벌 7위 JMU(재팬마린유나이티드)를 탄생시켰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 조선소는 500여 개에 달하는데 이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곳은 17~18개 정도"라며 "이들은 합병과 JV(조인트벤처)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 45% 장악하겠다는 중국

중국 조선소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020년까지 조선업 글로벌 점유율 45%를 목표로 삼은 뒤 상위 10대 조선사의 시장점유율을 50%에서 7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조선사의 덩치부터 키우겠다는 것이다. 당장 국영 조선소 그룹인 중국선박중공(CSIC)과 중국선박공업(CSSC)을 올해 통합하기로 했다. 앞서 CSIC는 작년 5월 6개 조선소를 3개 조선소로 통폐합했다. 작년 12월에는 중국원양해운(COSCO)과 중국해운집단(CSG)이 산하 조선소 13곳을 통합해 수주 잔량 기준으로 중국 1위, 글로벌 6위인 차이나 코스코조선을 탄생시켰다. 가장 최근엔 선전(深�) 지역의 대표적인 해양 플랜트 조선소인 CMHI와 CIMC의 통합이 진행 중이다.

◇각개전투 나선 한국 조선소

세계 조선소들이 활발한 이합집산을 벌이는 것과 달리 한국 조선소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가고 있다. 정부는 자금난을 겪는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킨 뒤 지금의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체제를 '빅2 체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이지만 2018년 이후 조선 업황이 개선된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 조선의 허리 역할을 해온 중견 조선소도 대부분 일감이 떨어지면서 이미 문을 닫거나 문 닫을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한국 조선은 작년 말부터 수주 잔량에서 중국에 이어 일본에도 밀려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회사마다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구조 조정 과정에 시장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에 좌우되다 보니 합종연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책 연구소의 연구위원은 "회사별로 생산설비와 인력을 줄이는 구조 조정도 중요하지만 2~3년 뒤 한국 조선업이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할지에 대한 큰 그림의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수용 기자(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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