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고라니보다 5배 크기…사나운 외래종 꽃사슴 '골치'

<앵커>

국립공원 속리산에 야생하는 꽃사슴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꽃사슴이 많아지면 좋은 일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송인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획 망에 걸려든 사슴 두 마리가 망 안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닙니다.

등에 흰색 반점이 뚜렷한 외래종 꽃사슴입니다.

워낙 날렵해 포획이 쉽지 않습니다.

암컷의 몸길이는 145cm, 다 자라면 성인 키보다 크고 무게도 100kg이나 나갑니다.

토종 고라니와 비교해 몸집이 5배가량 큽니다.

뿔이 달린 수컷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들이 받네….]

꽃사슴은 1970년대 녹용과 고기를 얻기 위해 일본과 타이완 등지에서 들여왔습니다.

이후 일부가 농가를 탈출하거나, 야생에 방생 되면서 속리산에 서식하는 개체 수가 150마리가 넘게 늘어났습니다.

꽃사슴들은 10여 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며, 약초와 나무 열매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특히 수컷이 뿔로 나무를 긁는 습성이 있어, 껍질이 떨어져 나간 나무가 말라 죽기도 합니다.

토종 산양이나 노루, 고라니는 먹이 경쟁에서 밀리면서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주재우/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 덩치가 크고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고유종인 노루나 고라니의 서식지를 침범해 빼앗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꽃사슴을 2021년까지 모두 생포해 국립공원 밖으로 이주시킬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김종우, 화면제공 : 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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