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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억 명품 바이올린, 소리의 비밀은 '이것'

중앙일보 이에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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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구팀 균 배양 나무로

진품 소리와 맞먹는 제품 제작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소리의 비밀이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스위스연방 재료과학연구소의 프란시스 슈바르츠 박사 연구팀이 특정 곰팡이균을 번식시킨 나무로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거의 같은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645년부터 1715년 사이 이탈리아를 강타한 극심한 한파 속에 자란 특별한 나무로만 악기를 만들었다”며 “추운 기후에서 느린 속도로 자란 나무는 조직이 성글고 탄력성이 크다”고 전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바이올린으로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6월에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 조지 바이런의 손녀 앤 블런트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300년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이디 블런트’가 980만 파운드(약 172억원)에 팔렸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 비밀’을 밝히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과학자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X선 사진을 찍고 악기 표면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지만 실패했다.

 슈바르츠 박사 연구팀은 목재에 두 가지 종류의 곰팡이균(피지스포리누스 비트레우스·실라리아 론기페스)이 침입하면 나뭇결이 성글어지고 탄성이 좋아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바이올린의 주재료인 가문비나무와 단풍나무에 곰팡이 배양약을 넣어 9개월간 번식시켰고, 이 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들었다. 신문은 “전문가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곰팡이 처리한 나무로 만든 바이올린이 진품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소리를 낸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슈바르츠 박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바이올린을 만들어낼 수 있게 돼 값비싼 악기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젊은 음악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이에스더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worldblan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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