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헤드폰은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에 멈추지 않고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등에 소품으로 혹은 중요한 의미를 담은 매개체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헤드폰의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방송 소품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박태환과 쑨양이 착용한 '닥터 드레' 헤드폰 외에, 드라마속 주인공들이 착용한 제품을 살펴봤다.
아름다운 그대에게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욘사마' 배용준과 JYP가 손 잡고 만든 드라마 '드림하이'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자 SM엔터테인먼트가 이에 질세라 만든 꽃미남 아이돌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이며, 이미 일본과 대만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은 흥행성이 입증된 작품이다.
드라마는 남장을 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체고에 입학하면서 그려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16부작 미니시리즈다. 주인공인 강태준 역을 맡은 배우는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드라마에서 착용한 헤드폰은 AKG의 Q460, Q70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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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박태환처럼?" 체조선수 출신인 민호가 드라마에서 즐겨
착용하는 헤드폰, AKG Q460. 명 프로듀서 큔시 존스가 튜닝하고
퀸시 존스를 나타내는 라임색을 사용한 제품이다. (이미지-SBS)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박태환과 쑨양이 수영대회에서 헤드폰을 쓰듯 종종 헤드폰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민호가 착용한 헤드폰은 오스트리아 헤드폰 브랜드 AKG의 Q460과 Q701이다. 이 두 제품은 전설적인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가 AKG의 스테디셀러인 K450과 K701을 튜닝한 버전으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사진 속 Q460은 10만원대의 가격에 캐링 케이스와 교체 가능한 여분의 케이블 제공, 아이폰과 호환되는 3버튼 리모트 컨트롤러까지 제공한다.
골든 타임
종합병원의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치열한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메디컬 드라마 '골든 타임'은 외상외과 의사인 이민우(이선균)와 강재인(황정음)의 멜로 라인과 등장인물들의 명연기로 월·화요일 밤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주인공인 이선균은 댄디한 캐주얼 수트와 세련된 백팩, 그리고 헤드폰을 휴대하며 다니는 외과병동의 멋쟁이다. 그가 소지하고 있는 극 중 헤드폰은 '더 하우스 오브 말리'의 Trenchtown Rock DESTINIT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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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재활용, 자연재료를 적극 활용한 헤드폰 '더 하우스 오브 말리'의
TTR 데스티니를 가방에 '걸고' 다니는 이선균. (이미지-MBC)
통칭 'TTR 데스티니'인 이 헤드폰은 레게힙합의 거장 밥 말리가 생전에 강조해 왔던 평화와 지구사랑의 마음씨를 담아 그 후손들이 만든 브랜드다. 주된 특징은 천연소재의 천, 재활용 알루미늄, FSC 인증 받은 밤나무, 가죽 등 환경 폐기물을 최소화한 부품과 재생용지로 만든 패키지로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여기에 자메이카의 느낌이 묻어나도록 케이블과 이어컵에 자메이카의 국기 색상을 삽입했다.
신사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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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하우스 오브 말리의 헤드폰 'Stir it Up'을 착용한 씨앤블루 이종혁. (이미지-SBS)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신사의 품격에도 '더 하우스 오브 말리' 헤드폰이 등장한다. 극 중 장동건의 숨겨진 아들 '콜린'을 연기한 그룹 '씨앤블루'의 멤버 이종현은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한 'Stir it Up' 헤드폰을 착용한다. 이 제품도 케이블과 이어컵에 자메이카 국기의 색상이 그려졌고 특히 이어컵 바깥쪽을 천연나무로 만들어 세련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전한다.
시크릿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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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라임 헤드폰'으로도, '하지원 헤드폰'으로도 잘 알려진
줌리드(ZUMREED)의 헤드폰, ZHP-013. (이미지-SBS)
뭇 많은 여성들의 가슴에 '현빈앓이'를 만든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도 배우 하지원이 헤드폰을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 큰 유행을 만들었다. 극 중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드 우먼 길라임(하지원 분)이 착용한 헤드폰은 줌리드(ZUMREED) 제품. 모델명 ZHP-013으로 확인된 이 헤드폰은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상이 특징이며 가격 또한 2만원대로 저렴한 제품이다.
메리는 외박중
한편 김효진, 문근영, 장근석 등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드라마 '메리는 외박중'도 헤드폰 패션을 유행시킨 드라마. 원수연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지만 극 중 '서준'이라는 여배우는 본래 원작에는 없던 역할이다. 그 서준을 연기한 김효진은 개성이 뚜렷하고 도발적인 스타일이 눈에 띄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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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형의 이어패드는 극 중 독특한 패션을 선보이는 김효진과
잘 어울린다. 헤드폰은 국산 브랜드 크래신의 DISC C515H. (이미지-KBS)
그녀가 선택한 헤드폰은 국산 헤드폰 브랜드인 크래신의 DISC C515H다. 이 제품은 줌리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컬러가 특징이며 독특하게도 이어컵이 사각형 형태로 돼 눈길을 끈다. 패션 소품 성향이 강한 이 제품의 가격은 3만 9000원이다.
신들의 만찬
'원조 요정' 출신인 핑클의 성유리가 출연한 드라마 '신들의 만찬'에도 이색 헤드폰이 등장한다. 극 중 한식요리사를 연기한 성유리(고준영 역)는 드라마 내내 캐주얼 룩과 세미 정장 스타일을 소화하며 변하지 않은 미모를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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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스포츠 용품과 어울리도록 고안된 스컬캔디의 헤드폰.
극 중 성유리가 착용한 제품은 에비에이터 화이트. (이미지-MBC)
그런 그녀가 극 중 착용한 헤드폰은 남자 주인공 이상우(김도윤 역)가 “다른 사람 말은 듣지 말라”며 성유리에게 씌워준 헤드폰이다. 미국 스컬캔디(Skullcandy)의 'AVIATOR' 시리즈인 순백색 헤드폰은 절대미각의 소유자로 등장하는 성유리의 화사한 미모와 잘 맞아 떨어져 드라마에 노출된 뒤 '성유리 헤드폰'으로 웹 검색어 상위에 올랐고 국내에선 다소 생소했던 스컬캔디 브랜드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영화·애니메이션에도 종종 헤드폰이 노출돼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에도 헤드폰은 종종 유용한 소품으로 활용된다. 소피 마르소가 13살 때 때 만들어진 영화 '라붐'에서는 디스코 파티에서 만난 잘 생긴 남자가 소피 마르소의 귀에 헤드폰을 꽂아주며 타이틀 곡 'Really'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유명하며 이와이 지 감독의 '릴리슈슈의 모든것'에서는 왕따를 당하는 소년 유이치가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로 삼는 릴리슈슈의 음악을 헤드폰을 통해 듣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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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에 모습을 보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닌 '봄날은 간다'의 헤드폰.
사운드 엔지니어와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의 사랑을 그린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도 순수한 청년 상우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한 은수를 잊기 위해 그간 함께 취재 다니며 녹음한 자연의 소리를 듣는 장면에서도 헤드폰이 등장한다. 여기서의 헤드폰은 '라붐'에서처럼 사랑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그간의 추억이 담긴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치료제 역할을 한다.
태양빛을 볼 수 없는 색소성 건피증을 앓고 있는 소녀와 그녀의 노래를 사랑하게 된 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영화 '태양의 노래'는 영화 포스터부터 헤드폰이 등장한다. 결코 태양 아래서 이뤄질 수 없는 두 사람이라는 극적인 상황이 그녀가 남긴 노래를 더욱 각별하게 만들어 준다. 혼자 남겨진 남자주인공이 헤드폰으로 그녀의 노래를 듣는 장면은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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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K-ON'에서는 오스트리아 브랜드 AKG의
플래그십 헤드폰 K701이 종종 모습을 보인다.
애니메이션 중에도 헤드폰이 종종 등장한다. TV 시리즈로 제작된 '케이온(K-ON)'은 폐부 위기에 처한 여자고등학교의 경음악부에 니트(NEAT)족 주인공 히라사와 유이가 가입해 '방과후티타임'이라는 밴드가 결성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밴드의 얘기를 다루다 보니 기타,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며 음악을 듣기 위한 헤드폰도 종종 등장한다. 사실적인 그림 묘사가 인상적인 케이온의 헤드폰은 AKG 사의 플래그십 헤드폰인 K701이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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