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영화부터 3류 에로물까지 ‘비디오방’ 대체하는 유튜브…각종 변종 성인물↑]
#1. “오늘은 뭘 볼까” 영화 마니아 A씨는 굳이 TV 유료 영화 채널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대신 유튜브에 접속한다. 그곳에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중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무료로 감상했다.
#2. “에로물이 그립다?” 성인도 청소년도 유튜브에선 ‘동등’하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만 넣어도 수십 가지 에로물이 쏟아진다. 영화관에서 흥행에 성공한 ‘색즉시공’은 언제든 무료로 볼 수 있다. ‘무릎과 무릎 사이’ 같은 수위 높은 고전 성인물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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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동영상 플랫폼을 위주로 각종 성인물이 유통되고 있다. 대부분 플랫폼이 외국에 서버를 둔 데다가 이용자들이 감시망을 피해 다양한 방법으로 성인물을 올려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러스트레이트=임종철 디자이너 |
#1. “오늘은 뭘 볼까” 영화 마니아 A씨는 굳이 TV 유료 영화 채널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대신 유튜브에 접속한다. 그곳에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중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무료로 감상했다.
#2. “에로물이 그립다?” 성인도 청소년도 유튜브에선 ‘동등’하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만 넣어도 수십 가지 에로물이 쏟아진다. 영화관에서 흥행에 성공한 ‘색즉시공’은 언제든 무료로 볼 수 있다. ‘무릎과 무릎 사이’ 같은 수위 높은 고전 성인물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오프라인에서 유행하던 ‘비디오방’이나 ‘DVD방’이 온라인의 ‘유튜브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비디오방에서 수천 원씩 돈을 내고 틀어주는 대로 봐야 했던 ‘일방적 소통’이 기술 진보와 저작권 사각지대의 혜택을 입고 ‘쌍방향 소통’으로 진화한 것이다.
비디오방의 시대가 저물면서 인터넷 TV의 유료 영화 채널이 한때 기선을 잡았으나, 이젠 유튜브의 영화 전성시대로 진입했다. 유튜브는 비디오방이 취급하던 모든 동영상 목록을 키워드 중심으로 재배치하면서 무료와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노출 수위가 높은 성인 콘텐츠에 대한 제재가 일부 이뤄지긴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도 높은 ‘야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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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90년대 성인물은 비디오테이프로 유통됐지만 이제는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 고전 영화부터 3류 에로물, 해외 성인물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pixabay |
2시간 영화, 광고없이 ‘논스톱’…‘야동’은 키워드 하나로 ‘해결’
유튜브에서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키워드로 치면, 연관 콘텐츠가 계속 이어진다. 작품성을 위해 고른 콘텐츠를 따라가다가 뜻하지 않게 수십 개 ‘야동’과 만나는 식이다. 키워드 ‘춘향뎐’과 연관된 야한 영상 목록에는 ‘한양기방 춘향뎐 2015’, ‘18+ 춘향뎐 2017’ 등 과거 비디오 가게나 비디오방에서 한쪽 벽면을 채우던 ‘삼류 에로물’들이 포함돼 있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제3의 사랑’ 같은 최신 영화의 맛보기 소개 영상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 밑의 목록에는 여전히 ‘18+ 세상 끝의 사랑’ 등 짧지만 강렬한 콘텐츠를 모은 편집 ‘야동’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별의별 콘텐츠가 모여있는 유튜브는 ‘야동’을 넘어 ‘야설’의 형태로도 이용자를 유혹한다. 역시 ‘사랑’이라는 키워드 검색에선 야동뿐 아니라 ‘엄마와 아들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야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친상간의 내용을 그럴싸한 소설 형태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야동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광고없이 원하는 구간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유튜브가 ‘성인물 천국’이라는 명함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 어떤 변종의 콘텐츠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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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게재된 성인 영상의 조회 수는 많게는 수십 만~수백 만에 이른다. 대부분 사람들은 성인물을 업로드해 조회 수에 기반한 광고 수익을 얻거나 성인사이트를 홍보한다. /사진=pixabay |
‘수백만 클릭으로 마케팅 효과’…성인사이트 홍보수단으로 활용
현재 유튜브 성인 영상들은 크게 유료와 무료로 운영된다.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어우동’, ‘애마부인’ 등 20년이 넘은 고전 성인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올린 무료 콘텐츠다. 반면, ‘원나잇 스탠드’(2009), ‘비밀의 화방’(2013) 등 최신 에로물은 자료원이 1000~2000원 가격으로 유튜브를 통해 정식 유통하는 유료 콘텐츠다.
공식 유통이 아닌 개인이 올리거나 비디오 가게 등에서만 유통되는 작품들은 수위가 훨씬 높다. 이 작품들은 높은 노출 수위로 유튜브 측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영상 하단에 ‘노출 수위 문제로 새로운 주소로 이동’이라는 문구와 함께 주소를 게재해 성인 사이트 홍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에로물의 조회 수는 최소 10만에서 수백 만에 이른다. 유튜브 측은 “콘텐츠 가이드 라인에 위배 되는 동영상의 경우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제한될 수 있다”며 “지나치게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것, 부적절한 언어 사용 등의 콘텐츠가 조금이라도 포함된 경우 수익 창출용으로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측은 부적절한 콘텐츠가 올라올 경우 콘텐츠가 삭제 조치 되거나 이용자의 계정이 차단된다고 명시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영상을 검열하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영상 분량 문제로 신고 즉시 삭제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수사의 허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방식의 성인콘텐츠 게시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재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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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은 운영정책을 통해 지나치게 외설적인 콘텐츠를 제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동영상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각사 앱(어플리케이션) 로고 |
유튜브에서 텀블러까지…“개인 취향 맞춰 더 증가할 것”
성인물 게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종류가 다양하고 수위가 높아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유튜브가 ‘음란물 창구의 표본’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음란물 유통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좋아요’ 신청으로 음란물을 무작위로 노출 시키는 페이스북, 해시태그(#)를 이용한 ‘일탈코드’로 야한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생중계라는 특성을 이용해 음란 행위에 쉽게 노출되는 아프리카TV 등이 ‘음란물 위험 지대’로 변질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이 집계한 음란물 유통 조사에서 야후가 운영하는 사이트 텀블러가 음란물 5만 6570건 가운데, 2만 8567건인 51%를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음란물의 유형은 성매매와 도박사이트로 연결해 수익 창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경찰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에서 올라오는 성인물의 유형을 보면 ‘이런 것도 올라오나?’ 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많다”며 “시·공간 제약 없이 ‘즐기고 싶은’ 개인 취향의 소비가 늘어나는 한, ‘온라인 성인 비디오방’의 역할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구유나 기자 yuna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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