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운전 첫해 사고율 40% 육박…"제재·교육 강화해야"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자동차운전 첫해의 사고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운전자의 시야 폭이 좁아 발생하는 측면충돌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22일 ‘초보운전자 사고감소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면허 취득 기준이 아닌 자동차보험 가입연도를 기준으로 사고율(사고 건수/보험가입 수)을 분석해본 결과 운전 첫해가 39.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년 미만(27.4%)·3년 미만(25.0%)·4년 미만(24.4%)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특히 초보운전자들은 측면 사고에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에서 보험가입 1년 미만의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4%인데, 그 중 측면 충돌이 9.0%를 차지해 평균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초보운전자의 시야가 좁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운전자의 시선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착용해 실험한 결과 초보운전자는 시야 폭이 18도로 좁고, 좌우를 살펴보는 시간은 전체 주시시간의 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력 운전자의 4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연구소가 현대해상에 지난 2009~2010년 최초 가입한 자동차보험 고객을 첫해 사고 경험이 있는 그룹과 무사고 그룹으로 분류해 5년 후 사고율을 비교한 결과, 무사고 그룹의 사고율이 37.4%인 반면에 1건 사고그룹은 48.8%, 2건 이상 사고그룹은 61.1%로 나타났다. 초보시기의 운전습관이 안전운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초보시기의 법규위반 등 행위에 대해 일반 운전자보다 더 엄격한 제재와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국과 독일·일본·캐나다 등에서는 초보운전 시기에 제한속도를 더 낮게 하고 면허취소 기준도 높이는 등 일반 운전자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또 초보운전자의 심적 부담감을 줄여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는 위험이 낮은 상황에서부터 차츰 운전 가능한 환경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방식의 ‘단계별 운전면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초보운전자가 여러 가지 환경에서의 올바른 운전방법을 체험교육 받으면 자동차 보험료를 25% 할인해 주는 패스플러스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우리나라는 장롱면허가 많아 실질적인 초보운전자의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초보운전자의 법적 정의를 면허취득일 기준에서 실제 운전시작일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보험가입경력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초보시기의 올바른 운전습관을 형성하게 하는 것은 향후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드는 밑바탕이 되는 만큼 초보시기의 교육 과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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