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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혜린 기자]비와 땀에 젖은 거친 래퍼가 두 손을 번쩍 들어 그리는 하트는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었다.
유년시절의 상처와 자신의 분노를 속사포 랩으로 풀어내 세계 정상에 오른지 어언 13년. 내는 앨범 마다 빌보드 정상에 올려놓으며 화제를 모아온 에미넴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2만여명의 팬들과 직접 만났다.
지난 19일 오후 8시 25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의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7 EMINEM'은 ‘에미넴, 리커버리(RECOVERY)’라는 자막으로 시작됐다. 재활 치료 등으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던 그가 이 공연을 통해 복귀하겠다는 의미. 이후 80여분간 스무곡이 넘는 노래를 부르며 에미넴은 거의 쉬지 않고 빠른 랩을 소화했다.
첫 곡은 ‘원트 백 다운(Won't Back Down)’. 후드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등장한 그는 마이크를 굳게 잡고 랩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쓰리 에이엠(3AM)', '킬유(Kill you)' 등을 불렀다.
닥터 드레의 깜짝 등장은 공연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닥터 드레는 에미넴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넥스트 에피소드’ 등 두 곡을 부르고 퇴장했다.
야외 공연장에서 흠뻑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던 관객들은 에미넴의 대표적인 히트곡 중 하나인 ‘스탠(Stan)’이 울려퍼지자 크게 환호했다. 익숙한 멜로디에 파워풀한 랩이 더해지자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에미넴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다. 이어 관객 중 여성들의 함성 소리를 체크한 그는 아픈 사랑을 다룬 노래 ‘러브 더 웨이 유 라이(Love the way you lie)'를 이어가며 뜨거운 함성을 받았다.
그는 공연 도중 ‘코리아’를 자주 외치며 랩을 이어갔고, 보조경기장 스탠딩석을 가득 메운 2만여명은 양팔을 허공에 들어올려 힘차게 리듬을 맞췄다.
별다른 ‘립서비스’는 없었다. 그저 그는 계속해 욕을 내뱉으며 흥을 돋웠다. 관객들에게 ‘F***', 'S***' 등의 욕설을 따라하게 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열성적인 팬들은 이 거친 래퍼로부터 하트를 끌어냈다. 비와 땀으로 티셔츠가 흥건하게 젖은 에미넴은 노래 도중 숨을 헉헉 몰아쉬며, 힙합 특유의 거친 욕설도 내뱉으면서도 관객들에게 양팔을 들어올려 하트를 보내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여러분은 날 못 떠나게 한다”며 놀라워했다.
앵콜곡은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였다. 자전적인 영화 ‘8마일’의 주제곡이었던 이 노래는 국내에서도 크게 히트한 노래로, 모든 관객들이 힙합곡으로는 이례적으로 ‘떼창’을 선보이며 에미넴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에미넴은 노래 말미 다소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땡큐”라고 외쳤다.
이날 공연이 12세 관람가였다는 사실은 다소 아이러니했다. 이날 부른 곡 ‘스탠’ 등 많은 노래들이 국내에서 19세 미만 청취금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관객의 대부분은 20~30대였지만, 심의 기준은 매우 모호한 셈이다.
공연장에는 정우성, 보아 등이 찾아 음악을 즐겼으며, 보아는 공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최고”라며 만족을 표했다.
에미넴은 1999년 주류 음악계에 데뷔, 흑인이 주를 이루던 힙합계에 충격을 던지며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8천만장 이상의 앨범을 팔았으며, 그래미상과 아카데미상 등 240회 이상의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rinny@osen.co.kr
<사진> 액세스 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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