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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A 환상형 출자구조 1%지분으로 그룹전체 지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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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환출자 구조
삼성·현대차 등 15곳 해당

순환출자란 한 기업집단의 출자구조가 'A→B→C→A'식으로 되어 있는 지배구조를 말한다. A계열사가 B계열사에 출자하고, B계열사는 C계열사에 출자하고, C계열사가 다시 A계열사에 출자하는 식이다. 화살표를 이어보면 동그란 고리모양을 이룬다고 해서 '환상형' 순환출자라고 부른다.

순환출자가 논란이 되는 건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 예컨대 총수가 A계열사의 경영권만 확고하게 지배하면, B C D 계열사는 직접 지분이 없어도 순환출자를 통해 저절로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재벌구조의 특징이다. B C D 계열사의 자본금은 따지고 보면 A회사에서 출발한 것이 순환출자를 통해 이전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자본을 가공자본이라고도 부른다.

재벌그룹 가운데 이 같은 순환출자 고리가 있는 그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15곳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것이 순환출자의 기본 축. 하지만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 25.6% 중 20.6%를 매각하면서 환상형 순환출자는 수직출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에선 ▦삼성전자→삼성SDI→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 등 4가지 작은 순환출자고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도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등 3개의 핵심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야 정치권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같은 순환출자 구조를 금지해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신규 순환출자는 아예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도 3년 안에 해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론은 아니지만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민주화 3호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재계는 정치권의 주장대로 순환출자 지분을 해소하려면, 신규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위축 등의 부작용이 우려될 뿐 아니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대기업기업집단 순환출자 현황 및 지분가치 추정'보고서를 통해 15개 그룹이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최소금액은 9조6,634억원(6월말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에도 순환출자는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루이뷔통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LVMH)그룹 등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여럿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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