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이야기꾼 로알드 달의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

[뮤지컬로 더 유명해진 '마틸다'부터 자전소설까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로알드 달과 그의 이야기에 나오는 캐릭터 모습/ 사진=로알드달 공식홈페이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잘 알려진 작가 로알드 달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노르웨이 이민자로 영국에서 자란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공군에 입대한다. 조종사로서 기량을 선보이던 그는 1940년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고 그때 충격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대담한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그는 흥미롭고 과감한 이야기, 기발한 상상력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로 대표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내 친구 꼬마 거인' 등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에드가 앨런 포' 상을 두 번,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을 세 번 수상했다.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그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 마틸다

마틸다는 책 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다섯살 소녀다. 그림책부터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까지 단숨에 읽어버리고 '14곱하기 19'를 1초 만에 계산하는 신동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의 부모님은 책이 아닌 TV만 보라고 강요하고 심하게 구박한다. 마틸다는 부모님을 골탕먹이기 위해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한다. 이야기는 그가 학교에 입학한 뒤 첫 담임 선생님인 하니 선생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로 이어진다. '마틸다'는 뮤지컬로 제작돼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바닷가 절벽 위 외딴 집에 살고 있는 꼬마 제임스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고약한 고모들 밑에서 눈물 뿐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나타난 할아버지가 마법의 힘으로 제임스의 삶을 바꿔놓는다. 제임스는 마법으로 거대해진 곤충 친구들 7마리와 집채만한 복숭아를 타고 여행하며 각종 모험을 겪는다. 어두운 복숭아 안을 밝게 비춰 주는 반딧불이, 영리하면서도 지혜로운 메뚜기, 세상에서 가장 질긴 실을 짜내는 거미와 누에 등 곤충을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 맛

로알드 달의 소설 가운데 가장 좋은 평판을 받은 단편 10개를 모은 소설집. 가짜 목사 명함을 이용해 비싸게 가구를 팔다가 제 꾀에 넘어가는 인물, '항해 거리'를 예상하는 내기를 했다가 패배해 바닷속으로 몸을 던지는 어처구니 없는 인물, 자신의 피아노 연주에 반응을 보이는 고양이를 프란츠 리스트의 환생으로 믿는 중년 여성 등 그의 소설에 담긴 인물들은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집착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유쾌하면서도 빠른 속도감으로 몰입하게 만들면서도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놓치지 않는다.

◇ 로알드 달의 위대한 단독 비행

로알드 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로 전작 '로알드 달의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에서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과 학교생활을 그렸다면 이 작품은 자신이 석유회사 '쉘'에 입사해 아프리카 파견근무를 하던 시절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옷을 벗고 배의 갑판 위를 뛰어다니는 노부부,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3개의 가발을 들고 다니는 룸메이트, 경찰관을 무서워하는 하인 등 괴짜를 통해 제국주의의 허상을 풍자한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