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골프-89] '공치다'는 '무슨 일을 하려다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허탕치다'는 의미로 쓰인다. 같은 말로는 '공 때리다'가 있다. 정말 골프와 관련된 말이다. 공치다에서 '공'의 한자어는 '빌 공(空)'이다. '허탕'의 의미가 있다. 일명 김영란법이 9월 28일 시행되면 '공(球)치는 날'이 '공(空)치는 날'이 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고(故) 박완서의 소설어사전에는 '공치다'는 뜻을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사람 마음이란 누구나 조금씩은 나막신 장수와 짚신 장수 어미를 닮았음인가. 기다리던 비건만 그들이 너무 오래 공을 치지 않도록 알맞게 왔으면 싶다.' 사실 비가 오는 날은 골퍼들에게도 '공 치는 날'이 '공치는 날'이 되기도 한다.
솔직히 접대 골프가 많았던 한국 사회에 김영란법 시행은 골퍼들에게 '신(新)골프' 그리고 '신(新)골퍼'가 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골프 또는 골퍼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고(故) 박완서의 소설어사전에는 '공치다'는 뜻을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사람 마음이란 누구나 조금씩은 나막신 장수와 짚신 장수 어미를 닮았음인가. 기다리던 비건만 그들이 너무 오래 공을 치지 않도록 알맞게 왔으면 싶다.' 사실 비가 오는 날은 골퍼들에게도 '공 치는 날'이 '공치는 날'이 되기도 한다.
솔직히 접대 골프가 많았던 한국 사회에 김영란법 시행은 골퍼들에게 '신(新)골프' 그리고 '신(新)골퍼'가 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골프 또는 골퍼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신골퍼는 우선 골프공 보기를 황금같이 해야 한다. 한때 '공=치킨값'으로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OB나 해저드로 공이 향하면 '치킨 한 마리 날아갔다'고 안타까워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선물용 공'이 넘쳐나면서 공에 대한 간절함이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접대 골프에서는 특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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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는 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훨씬 신중하게 샷을 해야 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헌 공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새 공이 OB 내고 헌 공이 효도한다'는 말이다. 새 공을 쓰면서 잘 해보려고 하다가 괜히 더 긴장해 OB를 낸다는 뜻이다. 그냥 '없어지면 그만'이라는 편한 마음으로 헌 공을 쓰면 굿샷이 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헌 공이라고 절대 무시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정말 잃어버릴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이라면 헌 공을 쓰고, 넓은 페어웨이를 향해 샷을 할 때는 새 공을 쓰는 골퍼들이 많아질 것이다. 헌 공에 대한 쓰임새가 많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과도한 기브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야 한다. '후한 기브'는 접대골프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대가 혹시 기분 나쁘지 않을까 걱정해서 아주 먼 거리도 기브를 주는 이들이 많았다. 솔직히 그런 골프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짧은 거리 퍼팅을 넣거나 놓쳤을 때 주는 기쁨이나 아쉬움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다. 기브 거리는 경제 상황을 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적정 기브 거리'가 보편화될 것이 분명하다.
'신골프'에서는 멀리건도 공평해야 한다. 멀리건이 한 골퍼에 집중되다 보면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자 라운드 비용을 내서 하는 골프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 '신골퍼'에게는 몇 가지 덕목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신중이다. 샷을 할 때는 늘 신중해야 한다. 대충 치기에는 모처럼 잡힌 '공 치는 날'이 너무 아깝다.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한다. 스코어도 대충 적고, 룰도 자신에 맞게 대충 적용한다면 절대 '굿 골퍼'가 될 수 없다.
물론 최고의 덕목은 배려일 것이다. 라운드 기회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밉상 골퍼'는 도태되게 마련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골퍼는 함께 공 칠 사람조차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정말 그런 골퍼에게는 매일 '공(空)치는 날'이 될지 모른다.
[오태식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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