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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벙커 섬ㆍ지하시설…대재난 불안한 부자 은신처, 한국엔 ‘이건희 빌라’

헤럴드경제 슈퍼리치섹션 윤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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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가구 美 ‘벙커 섬’…유일 통로는 연륙교

-英 런던 부촌 부호들 앞다퉈 ‘지하세계’ 조성

-이건희 회장 소유 “2개월 생활 가능한 방공호” 빌라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삶이 언제나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지진ㆍ테러ㆍ전염병 등 평범한 생활을 위협하는 것들은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불안하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지난 24일 이탈리아 대지진은 남 일이 아니다.

막대한 부(富)를 쌓은 그들도 이같은 불안감에서 자유롭진 않다.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건 기본이다. 방해 없이 안락한 사생활을 보장받는 것도 필수다. 억만장자로 불리는 이들이 안전ㆍ안락한 생활을 위해 무엇이든 아끼지 않는 이유다.

부호들의 벙커(Bunker)는 그래서 만들어졌다. 단순한 집단 주거지를 뛰어넘는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건 물론이다. 가격은 상상 초월이다. 안전도 철저히 보장받는다.

이 뿐 아니다. 저택의 땅 밑을 파고드는 부자들도 있다. 한국에도 일정기간 이상 생활 가능한 지하시설이 갖춰진 초고급 빌라가 있다.

▶35가구 사는 섬, 평균 집값만 239억원=미국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 소재 인디언 크릭 아일랜드(Indian Creek Island)는 대표적인 벙커 섬이다. 서울 여의도 7분의 1 정도 면적인 이 섬엔 단 86명(2010년 인구조사 기준), 35가구가 살고 있다. 가격은 천문학적이다. 이 섬은 지난해 4월 부동산 정보사이트 질로우(Zillow) 집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로 꼽혔다. 집 한 채 중간 가격대는 239억원(2148만달러)이다.

인디언 크릭 섬 전경 [슈퍼리치팀DB]

인디언 크릭 섬 전경 [슈퍼리치팀DB]


그래서일까. 이 섬은 소위 ‘비싼 값’을 톡톡히 한다. 보안은 그 어떤 집단주거지보다 철저하다. 주민들이 고용한 사설 무장경찰 15명은 지프ㆍ보트ㆍ제트스키 등을 이용해 섬 안팎을 24시간 경비한다. 뭍으로 나가는 통로도 다리 하나 뿐이다. 포브스도 이곳을 두고 ‘요새(Fortress)’라고 표현한 이유다.


인디언 크릭 섬의 연륙교.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출처=구글맵]

인디언 크릭 섬의 연륙교.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출처=구글맵]


주거지역 모두는 잔잔한 바닷가와 접해있다. 저택 대부분이 전용 보트데크를 설치할 수 있는 구조다. 섬 중앙엔 18홀 골프코스가 자리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곳을 “비밀스럽기로 ‘악명높은’ 컨트리클럽”이라고 평했다.

▶저택 최고가는 520억, 주인은 ‘익명’=인디언 크릭 아일랜드엔 과연 누가 살고 있을까. 거주자 모두를 파악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 섬에서 일 해본 사람들은 “모든 부동산 계약자와 상주 직원들은 비밀유지서약에 사인해야 한다. 집 주인 이름도 공식 문서엔 절대 드러나지 않게 한다”고 증언한다. 최근 어렵게 파악된 12건의 거래가격만 합쳐도 2810억원(2억530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최고매입가격은 521억원(4700만달러), 거래시점은 2012년 8월이다.


2787㎡(구 843평)규모 부지엔 건물 5채가 들어섰다. 각 건물은 체력단련ㆍ미디어 시청ㆍ손님접대 등 용도가 제각각이다. 자가발전시스템, 독립된 환기시설 등으로 보안도 완벽하다.

인디언 크릭 섬 최고가 저택. 익명의 러시아 부호가 사들였다. [슈퍼리치팀DB]

인디언 크릭 섬 최고가 저택. 익명의 러시아 부호가 사들였다. [슈퍼리치팀DB]


집주인은 익명의 러시아 부호로 전해졌다.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그의 이름이 있단 소문도 있다. 계약 대행업체 중 한 곳인 더글라스엘리먼 부동산의 오렌 알렉산더 씨는 “고가의 첨단 시스템이 분양에 확실한 도움이 됐다”며 “(이 부호는) 4700만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두 번째로 비싼 집 주인은 헤지펀드업체 ESL인베스트먼트 창업자 에드워드 램퍼트(53)다. 그는 2012년 3월 침실 7개를 갖춘 1579㎡(구 477평)짜리 이탈리아 양식 저택을 샀다. 매입가격은 428억원(3840만달러)이다. 램퍼트의 개인자산은 2조4560억원(22억달러)다.


이 밖에 인도 부호인 라케시 강왈 인디고(IndiGo)항공 창업자ㆍ사우디의 칼리드 빈 알 사우드 왕자 등이 인디언 크릭 섬 대표 주민이다.

▶지하 벙커(?) 만든 런던 부촌 사람들=세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런던엔 저택 지하를 파고 들어간 억만장자들이 있다. 그들은 이 도시 최고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켄싱턴 궁 근처에 살고 있다. 소위 ‘빌리어네어 로우(Billionaire’s Row)’다. 각국 왕족ㆍ기업총수들 집이 자리했다.

자신만의 지하공간을 건설한 대표적인 인물은 영국 부동산 회사 폭스톤즈 그룹 창업주 존 헌트(Jon Hunt)다. 자산 1조7700억원(12억파운드)을 지닌 그는 지하 25m를 파고들어 수영장과 체육관 등 편의시설은 물론 자신이 모은 빈티지 페라리를 전시할 자동차 박물관까지 짓고있다.


인도판 ‘철강왕’으로 불리는 락시미 미탈(66ㆍ자산 126억달러) 아르셀로미탈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하실에 타지마할(Taj Mahal)을 재현해 놓았다. 대리석으로 도배한 이 곳에는 터키식 목욕탕과 수영장이 있다. 미탈은 자신의 집을 타지마할과 자기 이름을 합성해 ‘타지미탈(Taj Mittal)’이라 지었다.

투자업계 거물로 성장한 우크라이나 출신 부호 렌 블라바트니크(59ㆍ자산 156억달러)도 3층짜리 전(前) 러시아 대사관 건물을 사들여 지하실을 개조했다. 이곳엔 수영장, 체육관, 개인영화관과 슈퍼카 차고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건희 소유 빌라는 “내진설계ㆍ방공호”=한국에도 유사시에 대비한 방공호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빌라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서초구 1496번지 소재 ‘트라움하우스’다.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은 이 빌라 A동의 주택 한 채를 2008년에 사들였다. 면적은 268.33㎡(구 81평)이다. 당시 매입 가격은 95억원으로 확인됐다.

특이한 건 이 빌라를 소개하는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홍보 문구다. 공통적으로 안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진도 7 지진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중략)…해외 안전규정에 따라 70∼80㎝ 두께 콘크리트벽 설계와 200명(어떤 업체는 ‘2000명’이라고 소개했다)이 2개월 이상 생활이 가능한 각종 시설을 완비했다”고 설명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96번지 ‘트라움하우스’ [출처=다음지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96번지 ‘트라움하우스’ [출처=다음지도]


실제 트라움하우스 지하공간 일부는 상당히 넓은 것으로 확인된다. 등기부에 따르면 지상 4층 연면적 2680.13㎡(구 812평)인 이 빌라 A동 지하 규모는 총 4개 층 3019.06㎡(구 915평) 규모다. 이 가운데 지하 2층은 1471.28㎡(구 445평)로 가장 넓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회장 소유의 트라움하우스 단지 내 주택 1채 공시가격은 63억6000만원이다. 가격 기준으론 10년 이상 전국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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