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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주먹구구식이 아닌 장기·구체적 플랜이 필요한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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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등 또다시 불거져



부실한 지원으로 지탄을 받았던 대한배구협회. 여자 배구대표팀은 통역, 팀 닥터 등이 없는 가운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6.8.17/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부실한 지원으로 지탄을 받았던 대한배구협회. 여자 배구대표팀은 통역, 팀 닥터 등이 없는 가운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6.8.17/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왜 아무도 안하려고 하는 것인지 정말 모를까요?"

한 배구인은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여자 대표팀의 감독 공모에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며 혀를 찼다. 이젠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에게도 배구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닌 독이 든 성배가 되는 모습이다.

이젠 정말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변명, 핑계를 늘어놓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짜고 2020 도쿄 올림픽, 또는 더 나아가 국제무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김연경 등 대표선수들이 귀국한 지난 20일,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부실한 지원으로 뭇매를 맞은 대한배구협회의 서병문 신임 회장을 비롯 협회 관계자들은 대거 공항까지 마중나갔다. 30시간에 걸친 긴 비행으로 지친 선수들은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며 억지 미소를 짓는 듯했다. 이를 본 한 구단 관계자는 "갑자기 왜 환영 행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AD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단 16명만이 리우 올림픽에서 힘겹게 싸웠다. 선수 12명과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 요원 등 조촐한 선수 구성이었다.

현장에서 봤던 대표팀의 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 현지 자원봉사자는 공식기자회견에서 통역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버벅거리기 일쑤였고, 대표팀 차량이 사고로 유리가 박살나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관계자들이 없어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힘들었다. 통역, 팀 닥터가 없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일이다.


협회는 부실 지원으로 지탄을 받자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항변했다. 부족한 AD카드로 인해 지원 스태프를 꾸릴 수 없었고, 문제가 됐던 통역 등은 리우 조직위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주 요지였다. 여기에 협회 사무국장이 대한체육회 지원으로 대회 초반 리우에 방문했지만 AD카드가 없어 선수단에 도움 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회의 부실 행정은 단순히 올림픽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다음달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여자 대표팀은 감독을 뽑지 못해 박기주 청소년대표팀(수원전산여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고교 감독이 성인 대표팀을 맡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박 감독은 결국 전날(25일) 협회에 고사 뜻을 밝혔다. 협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1일까지 신임 사령탑을 재공모한다고 알렸다.


앞서 협회가 새 감독을 모집했던 18~23일동안에는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 감독의 임기는 AVC컵 여자배구대회 종료 시까지였다.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을 보장하는 사령탑에 지원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었다. 이정철 감독이 올림픽 이후 IBK기업은행 사령탑으로 돌아가면서 당연히 감독직은 공석이 될 것이 분명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뒤늦게 공모를 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한 배구인은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협회는 항상 돈이 없다고 핑계를 대지만 실상은 관심이 부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회장이 새로 왔다고 하지만 얼마나 바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정의선 회장이 언제나 현장을 찾아 선수, 코칭스태프와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꼼꼼하게 챙겼던 대한양궁협회와 계속 비교되는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이다. 정 회장은 사상 첫 전관왕을 차지한 비결을 묻자 "런던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무엇이 부족했는지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후 김치찌개 회식으로 지탄을 받았던 협회는 25일 뒤늦게 강남의 중식집에서 서병문 회장 주재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선수들은 허심탄회하게 그 동안 대표팀에서 아쉬웠던 지원 문제 등을 털어놨고 서 회장은 달라진 협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단순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뛸 것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뽑혀서, 꼭 가고 싶어 하는 대표팀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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