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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 ‘방’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술자리 다음에는 노래방이 필수 코스이고, 대화 공간이자 휴식 공간으로는 찜질방이 최고다. 이런 건전한 방 문화가 밤 문화로 진화하면서 키스방, 대딸방, 유리방, 멀티방, 인형방 등 신변종 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혼자 마스터베이션을 즐기는 남성을 겨냥해 생긴 대딸방은 어린 여자들의 섬섬옥수로 경운기를 태워주는 방이다. 손에다 윤활제를 바르고 성기 마사지로 사정을 하게 해주는데, 손 안 대고 코를 푸니 더 흥분된다. 인기 딸녀 ‘마이더스의 손’을 만나려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돈을 더 얹어주면 혀로 치는 피아노 연주도 해주고 애프터도 가능하다.
그런데 여성들의 성적 욕구가 갈수록 과감해져 새로운 쾌락문화를 양산하면서 유흥에도 남녀평등 세상이 와 버렸다.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유흥업소가 속속 여성 전용 간판을 내걸며 성의 자유화 바람을 불러일으켜 여성 전용 증기탕에서 ‘탕돌이’와의 성매매가 이뤄지는가 하면 호스트바에서는 남성 접대부와 광란의 밤을 즐기더니, 요즘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애무방이다.
애무방은 남성 도우미가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여성의 오감을 만족시켜 쾌락을 선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오일 마사지는 여성들이 최고로 꼽는 서비스인데, 전신에 오일을 발라 어깨부터 발까지 쭉 훑어 내리며 주물러주다가 오일을 닦아내고 입과 혀로 다시 한 번 구석구석 핥아주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신경이 쭈뼛쭈뼛 서며 감전된 느낌이 들게 해 주는 것이 포인트다. 남편에게서 받아볼 수 없는 서비스일 뿐 아니라 낯선 손길을 받으면 도저히 흥분을 못 이겨 간절하게 삽입을 요구하나 원칙적으로 실제 성교는 금지되기 때문에 다양한 자위기구로 실제 관계를 가질 때와 비슷한 오르가슴을 선사하는 특별 서비스를 해준다. 짜릿한 느낌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환상적인 터치감 때문에 중독성이 짙어 한번 맛을 보면 단골이 돼 버린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애무방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가 검색된다. 눈길을 끌기 위한 홍보문구도 각양각색이다. 24시간, 100% 예약제, 20만원이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성감대를 주물러 주는 환상적인 서혜부 마사지, 키 180㎝ 이상에 20대 중반 체육학과 또는 모델 출신 최고의 트레이너 꽃미남 풀 서비스, 여왕의 지위가 어떤 건지 느껴 보세요, 아름다운 비밀을 간직하세요, 명품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0번 이용하면 1번 무료, 우수 고객은 2 대 1 성관계 알선 등 자극적인 선전문구로 여성들을 꾀고 있다. 한 번 이용한 고객들과는 공개된 인터넷 카페가 아닌 전화나 쪽지, 카카오톡(KakaoTalk)으로 얘기를 주고받기 때문에 2차 등 농밀한 얘기가 오고 가기 쉽다.
주로 남편과의 성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불만이 덕지덕지 쌓인 여자, 도무지 쾌락을 느낄 수 없는 여자들이 고객. 육체관계 없이도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원하는 여자들의 반란이다. 대놓고 바람을 피울 수는 없고,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는 것도 아니니 죄책감도 덜면서 정성스러운 안마를 받으며 마사지 이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니 애무방은 여자들의 해방구요, 이승에서의 천당이다. 남성들도 룸살롱이니 사창가니 다니는 것처럼 여성들도 애무방을 찾는 것이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겁 없는 여자들이 늘고 있을 때, 남편들이 해야 할 일은 그저 애무방에 갈 돈 벌어다주는 일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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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7호(12.07.25~7.31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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