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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다큐]창 너머, 형형색색 레고마을

경향신문 부산 |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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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문화마을서 올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 열려
다랑논처럼 산복도로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작은 집들이 모여 형형색색의 빛을 내뿜고 있다. 외지인의 눈에는 복고적이고 이색적이다. 한국의 산토리니(그리스 에게해 남쪽의 하얀 섬마을), 부산의 마추픽추(페루 남부의 고원마을), 블록을 쌓아올린 레고마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이야기다.

천마산과 옥녀봉 사이에 위치한 감천동 달동네는 본래 태극도마을이라 불렸다. 한국전쟁 당시 민족종교인 태극도 피란민들이 이곳에 정착하는 바람에 태극도 신앙촌이 형성됐다. 신도들은 두 가지 원칙을 갖고 산기슭에 판잣집을 지었다. 뒷집의 조망권을 막지 말고 마을의 모든 길을 통하게 만드는 것. 5평 남짓한 크기의 판잣집들이 옹기종기 천마산을 가득 메웠다.


판잣집들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거치면서 슬레이트와 시멘트로 옷을 갈아입었다. 옷만 갈아입었을 뿐, 계단식 판잣집의 기본 골격은 유지했다. 회색빛 콘크리트 집에 페인트를 칠한 사연은 알 수 없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나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집들을 페인트로 칠했다. 자기 마음에 드는 색으로 집을 단장했기에 마을은 파스텔톤 향연을 연출하게 됐다.

최근 감천동 마을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2010년 민간 예술단체의 도움으로 주민들은 다채로운 마을공간을 만들어갔다. 주민들 스스로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동네 아이들은 벽에 그림을 그리고 노인들은 골목 곳곳에 화분을 놓았다. 빈집은 갤러리, 북카페 등 테마 예술공간으로 꾸몄다.

감천문화마을의 문화적 가치가 유명세를 타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셔터를 눌러대는 외지인들에 대한 반감이 많았던 주민들도 외국인들까지 찾아오자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감천문화마을에서는 현재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2012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7월23일~8월6일)가 열리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산복도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포석이다.


<부산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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