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사업만 키운다"…신세계푸드의 '선택과 집중'

[수익성 낮은 외식사업장 8곳, 단체급식 사업장 10여곳 정리…2분기 영업이익 56% 증가]

신세계그룹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투입하는 인력이나 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지는 외식·급식 사업은 정리하고 그룹 유통망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알짜 식품 제조사업을 키우는데 주력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올 상반기에 이익이 나지 않는 디저트카페, 레스토랑 등 외식사업장 8곳을 철수했다. 상반기 계약이 만료된 단체급식 사업장 가운데 10여 곳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한 신세계푸드 임원은 "부문별로 수익성을 꼼꼼히 분석해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접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가정간편식 브랜드 올반을 키우는 등 식품제조업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돈 안되면 접자"…브랜드 접고, 재계약도 포기=올 상반기 문을 닫은 외식 사업장은 '패이야드' 매장 3곳, '그래머시홀' 1곳, '베키아에누보' 1곳, '딘앤델루카' 1곳, 내부사업장(직원 전용 외식매장) 2곳 등이다.

2008년부터 운영해 온 패이야드는 사업을 아예 접는다. 패이야드는 미국 인기 드라마 '섹시앤더시티'에서 주인공이 즐겨 찾았던 디저트카페다. 신세계가 국내에 처음 들여와 운영하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매장 3곳을 모두 철수한 것이다.

2005년 론칭한 신세계푸드의 대표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는 9개 매장(가두점 3곳 포함) 중 한남점 문을 닫았다. 내년 초에는 도산점도 정리한다. 청담동에서 매장 1곳을 운영중인 레스토랑 '루브리카'는 신세계백화점으로 사업을 넘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키아에누보는 서래마을점만 남기고 가두점 2곳을 철수하기로 했다"며 "고객 반응이 좋아 아쉽지만 매장 임대료가 높아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선호텔, 신세계백화점 등 그룹 유통망에 입점한 매장은 그대로 운영한다.

기업·학교·병원 등 단체급식 사업도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430여개 사업장 가운데 이익이 나지 않는 10여곳은 올 상반기 계약기간을 채우고 손을 뗐다.

(위부터)신세계푸드 충북 음성 식품 제조공장 전경, 신세계푸드의 '올반' 가정간편식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올반' 확 키운다…가정간편식 등 식품제조 집중=사업장 조정을 통해 생긴 역량은 식품제조와 성장성이 큰 브랜드로 집중키로 했다. 특히 한식뷔페 레스토랑 ‘올반’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한다.

충북 음성공장에서 이마트 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PB) '피코크'를 만들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올반’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유통망을 갖춘 신세계에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이라며 "피코크와는 별도로 올반을 통해 고품질 프리미엄 간편식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 등 성장성이 큰 외식 매장에도 투자한다. 기존 서울 반포 매장 외에 하남과 부산 센텀시티에도 데블스도어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에 이어 제2의 경영텃밭으로 키우는 주력 계열사"라며 "수익성이 큰 알짜 사업으로 구조를 재편해 유통채널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푸드 수익성은 실적이 저조한 사업을 정리해 개선됐다. 2분기 신세계푸드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08억원으로 18.1%, 당기순이익은 64억원으로 60.7% 증가했다.

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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