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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스티커로 좋은 습관 만들기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 권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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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말은 아이를 움직이게 해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요즘 나은공주와 함께 "칭찬 스티커 미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벽에 뽀로로 칭찬 스티커판을 붙여놓은 뒤, "오늘부터 아빠가 칭찬 스티커 붙이기를 할꺼야. 나은이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한 장씩 붙이게 해줄께. 채소 잘 먹고, 밥 잘 먹고, 아침에 깨우면 찡찡대지 않고 바로 일어나고, 자기 일은 자기가 하고,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잘 지내면 스티커를 붙일 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0개를 모두 붙이면 마트에서 장 볼 때 나은공주가 항상 사고 싶어하는 3천원짜리 공주 스티커북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사도 잘 했고 아빠 말도 잘 들었고..." 자신이 한 착한 일을 떠올리면서 부지런히 스티커 붙이는 중입니다. ⓒ권성욱

"인사도 잘 했고 아빠 말도 잘 들었고..." 자신이 한 착한 일을 떠올리면서 부지런히 스티커 붙이는 중입니다. ⓒ권성욱


이 미션은 아이의 관심을 얼마나 꾸준하게 유도하는가에 달려있죠. 아이들이란 금새 까먹으니까요. 따라서 수시로 일깨워 주면서 아주 사소한 일도 착한 일을 했다면서 칭찬하고 직접 스티커를 붙이게 해주었습니다.

"치즈 먹고 껍데기를 나은이가 직접 쓰레기통에 버렸지? 스티커 한장 붙이자."

하루 내내 스티커를 붙일 일은 많았습니다. 옷을 혼자서 입었을 때, 놀이터에서 친구와 함께 잘 놀았을 때, 엄마 아빠가 부르면 "네!"하고 대답했을 때, 엄마가 맛있는 사탕을 주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을 때, 유치원 버스 기사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잘 했을 때, 밥 먹고 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았을 때 등등.

"또 스티커 붙일 일이 뭐가 있지?"
"아빠 말 잘 들었잖아"

"그래. 한장 더 붙이게 해 줄께"

이틀 만에 20장을 붙였습니다. 시작 나흘만에 미션 완료. 약속대로 마트에서 공주 스티커를 사주었습니다.

우리는 하루 동안 아이에게 칭찬을 얼마나 할까요? 언젠가 아이의 장단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단점은 얼마든지 적을 수 있는데 장점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엄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 칭찬은 상대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고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줍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아이가 자만해할까봐, 부모를 무시할까봐 일부러 칭찬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칭찬효과를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칭찬에도 좋은 칭찬, 나쁜 칭찬이 있습니다. ​과분한 칭찬, 입에 발린 칭찬,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통제하기를 바라는 칭찬은 아이에게는 오히려 지나친 부담을 주거나 독이 되는 나쁜 칭찬입니다. 진정한 칭찬이란 아첨이 아니며, 내가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 상대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인정한다는 나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있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본능적으로 주변의 평가에 신경쓰고 비난보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어떤 강사님은 수업에서 다른 팀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팀에게 스티커를 붙여주었는데, 나이 지긋한 분들조차 스티커 한장을 받으려고 노력하더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다고 특별한 보상이 뒤따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아이이건 어른이건 똑같다는 것이죠.

칭찬 스티커 미션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대략 대​여섯살 정도가 되면 아이는 이전의 아기다운 자기 중심적인 모습에서 점차 타인과의 관계에 신경쓰게 되고 사회성을 갖추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인성 교육과 생활 예절을 가르칠 때에는 백마디 잔소리보다 한마디 칭찬이 아이를 움직입니다.


하지만 칭찬 스티커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려면 몇가지를 지켜야 합니다.

첫 번째, 칭찬 스티커를 붙이는 원칙은 구체적이면서 기준은 너그럽게. 처음 시작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만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지, 그리고 미션을 완료했을 때 어떤 보상이 있는지 분명하게 알려줘야 아이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란 쉽게 잊어버리고 금새 싫증을 냅니다. 수시로 스티커를 붙일 기회를 주어야 미션 수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적절하게. 목표가 너무 높거나 반대로 너무 낮아도 아이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쉽게 좌절하고 포기합니다. 아이의 능력을 맞추어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일 때 아이는 성취감과 동기 부여를 가집니다. 이는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심리와 같습니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미션을 통과하기가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으면서 미션을 완료했을 때 주어지는 적절한 보상이 게이머에게 짜릿한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죠.

세 번째, 과도한 보상은 금물. ​가령 심부름을 하면 그 때마다 얼마씩 용돈을 주는 부모도 있죠. 하지만 어떤 행위를 할 때마다 직접적이면서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할 경우, 아이는 보상 그 자체에 익숙하져 어떤 일이건 보상 여부부터 따지게 되고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를 "보상 중독"에 빠져들게 한다는 점에서 절대 피해야 할 방법입니다.

여기서 ​스티커 붙이기는 아이가 착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일뿐, 그 자체가 보상은 아닙니다. 아이는 스티커를 모두 붙여야만 미션을 완료하고 비로소 보상을 받게 됩니다. '마시멜로 실험'의 예처럼, 기다리고 참아야만 보상이 뒤따른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인내심과 자기 통제력을 키워줍니다. 또한 상품은 생일날에나 사줄 만한 고가의 장난감이나 현금보다, 스티커북이나 동화책처럼 저렴하면서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간단한 물건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붙였던 스티커를 도로 회수하는 등의 벌칙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아이는 원래 미숙한 존재입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미션과는 연결하지 말고 따로 야단을 쳐야 합니다.

다섯 번째, 칭찬 스티커는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합니다. 부모가 쉽게 바뀌지 않듯, 아이 역시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육아란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장기 마라톤이며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되게 해야 아이는 비로소 조금씩 바뀌어 나갑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이에게 주기로 한 보상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중간에 말을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육아서에서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 "참을성 있는 아이가 훗날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는 식으로 설명하지만, 그 앞에는 "아이의 참을성은 부모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걸핏하면 약속을 어기는 부모는 아이의 신뢰를 얻을 리 없고, 그런 아이들일수록 인내심이 부족한 것은 당연합니다. 바꿔 말하면 아이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부모 자신부터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지킬 수 없다면 아이에게 정확하게 사정을 설명하여 양해를 얻어야 합니다.

칭찬 스티커의 목적은 보상이 아니라 아이를 존중하고 인정하는데 있습니다.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고 칭찬해 줄 때 아이도 비로소 바뀌게 됩니다.

미션 성공! ⓒ권성욱

미션 성공! ⓒ권성욱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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