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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가씨’ 김민희 김태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충무로 남자 배우들을 기죽인 두 배우의 조합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란 것 외에도 두 명의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충무로 모든 감독들이 탐내는 배우 김민희의 합류에 ‘노출수위 협의 불가’라 못 박고 시작한 오디션을 통해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김태리까지.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가 화제였다.
더욱이 ‘아가씨’는 아가씨와 하녀의 동성애를 그린 작품.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 숙희(김태리),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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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는 날 때부터 귀족이었던 일본인 아가씨 역을 맡아 실제 일본인도 감탄한 일본어 연기는 물론이고 우아하면서도 나른함이 깔려 있는 히데코의 일상을 힘 있게 그려냈다. 널뛰는 감정의 기복 속에서도 끝까지 특유의 도도함을 잃지 않는 아가씨는 김민희였기에 매력 있는 캐릭터로 살아 숨 쉴 수 있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 말대로 김민희가 처음부터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은 “연기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에 김민희를 두고 연기 잘하는 배우라곤 안했다. 그런데 몇 년 만에 충격적으로 연기력이 상승했다. 김민희의 연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관심이 갔다”며 “또 고양이 같은 느낌의 여배우를 원했는데, 김민희가 그랬다. 우아하면서 새침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존재의 특징을 갖고 있어서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한때 발연기란 꼬리표가 김민희를 따라다녔지만, 김민희는 그에 신경 쓰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연기 세계를 구축하는데 힘썼다. 김민희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비약적인 연기력 상승의 비결로 ‘연기에 대한 생각과 자세의 변화’를 꼽았다. “연기하는 걸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밝힌 김민희. 재미를 느낀 순간 김민희는 영악하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드라마 ‘굿바이 솔로’, 영화 ‘화차’ ‘연애의 온도’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해낸 김민희다.
김민희는 ‘아가씨’에서는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까지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이고, 내가 잘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내 몫이었다.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니까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남들에겐 파격이겠지만, 자신에겐 연기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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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또한 마찬가지다. ‘아가씨’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 김태리는 신인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당돌함을 마음껏 드러낸다. 그 당찬 면모와 배우로서의 소신 때문에 김태리는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가씨’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결정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디션을 하거나 신인배우를 찾을 때 오래 걸리면 그건 물 건너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한 10~15분 정도에 결판이 나지 않으면 어려운 게임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김태리가 딱 숙희였다”며 “오디션을 했는데 거기에 온 많은 배우들이 대게 비슷한 연기를 보여줬다. 그런데 김태리는 뭔가 못 보던 연기, 자기 나름의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내 앞에서 하나도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김태리는 오디션을 위해 별다른 준비를 하기보다 대본을 받아들고 즉석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였다고.
이뿐만이 아니다. 첫 공식석상이 떨릴 만도 하건만, 김태리는 “떨려 죽겠다”면서도 ‘아가씨’ 제작보고회를 시작으로 칸국제영화제 기자회견과 ‘아가씨’ 언론시사회까지 말실수따윈 없이 자신의 소신을 풀어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자칫 민감할 수도 있는 동성애 연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동성애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시는데 여성들의 사랑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안 했다. 그냥 사랑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무리 없이 잘 연기했다”고 답한 김태리였다.
여기에 김태리는 “어떤 장면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것은 충분히 함의를 갖고 출발했다. 김민희 선배가 많이 의지가 됐다. 그래서 동성애 베드신은 문제가 안 됐다. '아가씨'에 꼭 필요한 부분이었고, 그게 없으면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원래 말 잘하는 배우는 연기도 잘한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으니 말을 잘할 수밖에. ‘아가씨’에서는 하정우를 당황시킬 정도로 민망한 신조차 넉살 좋게 해내는 김태리를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보석의 발견이다.
이렇듯 충무로의 오늘과 내일을 보여주는 김민희 김태리의 열연을 엿볼 수 있는 ‘아가씨’는 6월1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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