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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슬쩍 만졌더니 매연 '뚝'…판치는 꼼수

SBS 전병남 기자 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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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 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경유차가 내뿜는 매연이 지목됐죠, 현행법상 경유차는 정기적으로 매연 검사를 받아서, 매연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도로에 나설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받고 차량 부품을 일시적으로 조작해 매연 검사를 통과시켜주는 브로커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차량 검사소.

2002년식 경유 차량으로 매연검사를 진행해 봤습니다.


[검사소 직원 : 매연 합격 기준치가 25% (이하)예요. 근데 지금 78% 정도 나와요.]

결과는 불합격, 매연 기준치를 크게 넘겼습니다.

[검사소 직원 : 차 바꾸셔야겠다.]


하지만 자동차 검사 브로커에게 맡기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자동차 검사 브로커 : 검사만 하고 타고 다니세요. 맞춰서 합격은 시켜드릴 거니까. (비용은) 10만 원 정도.]

브로커에게 차를 넘겼습니다.


엔진룸을 열더니 부품 몇 개를 슬쩍 만집니다.

[자동차 검사 브로커 : 수십 년을 경험 쌓아서 하는 거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동 걸면 시커멓게 안 나오니까…. (검사 끝나면) 또 만지면 되지.]

부품을 조작한 차를 가지고 다른 검사소에 가봤습니다.

검출된 매연량이 처음 조사했을 때의 1/4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불과 10여 분 정도만 차량을 만졌을 뿐인데 78%였던 매연 수치가 22%로 뚝 떨어졌습니다.

브로커들이 조작한 건 차량용 연료 분사 펌프입니다.

[정비업체 직원 : 매연은 많은 연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내뿜어집니다. 그러면 연료량을 줄이면 돼요. 강제로 공구를 이용해서 줄이게 되면 매연은 적게 나오겠죠.]

일시적으로 매연을 줄이는 또 다른 꼼수도 동원됩니다.

[정비업체 직원 : 공터에 가서 마구 밟아대면 머플러에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매연을 내뿜으면서, 검사소에 가서는 적게 나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엄연한 불법이거나 탈법이지만, 카센터나 인터넷 등을 통해 브로커는 쉽게 접촉할 수 있습니다.

[차량 검사 브로커 : 100% 책임지고 (합격)해다 드려요. 어떻게 하든지 제가 합격시켜 드리겠습니다. 매연이 많이 나니까 최대한 분사 펌프 조정해 합격시켜 드립니다.]

자동차 검사 브로커는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동언/서울환경운동연합 팀장 : 거의 사기 수준인데…. 결국은 이런 차량이 매연폭탄을 시민에게 안기면서 돌아다니게 되는 거죠. 결국은 우리가 그 매연을 마시게 되고,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겁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질소산화물 검사 항목을 추가하는 등 매연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매연검사 제도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이준영)

[전병남 기자 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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