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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의 존재감이 돋보인 오페라 ‘카르멘’. |
21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비제 오페라 ‘카르멘’의 피날레는 짜릿했다. 노블아트오페라단(단장:신선섭)이 주최한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 무대였다.
36세로 요절한 비제는 ‘카르멘’을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라사테, 왁스만, 후바이, 셰드린 등이 쓴 ‘카르멘 환상곡’이나 ‘카르멘 모음곡’도 사랑받는다. 카르멘은 시대를 뛰어넘는 팜므파탈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이날 공연은 빠른 템포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진행됐다. 무대의 기본 틀은 동일했지만 조명과 장식의 변주로 4막까지 단조롭지 않았다. 각 막이 오를 때마다 무용수들의 강렬한 움직임과 스크린의 간명한 메시지가 함께 나왔다. “과거의 남녀상열지사를 현재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 연출가 김숙영의 의도는 공감을 얻었다.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로운 여자, 카르멘은 시대를 앞서갔다. 극중 존재감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강했다. 카르멘으로 분한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는 여성적 관능성에 쌀쌀맞고 자기 중심적인 현대적인 캐릭터를 더했다.
돈 호세의 약혼녀 미카엘라 역의 소프라노 김순영은 지고지순한 여성성을 보여줬다. 돈 호세 역의 테너 정의근은 카르멘의 매력 속에 속수무책 녹아들다 광기로 변하는 어리석은 남성상을 구현했다. 에스카미요 역의 바리톤 우주호는 스타 투우사의 섹시함보다는 돈 많은 자산가의 매력으로 카르멘에게 다가섰다.
장윤성이 지휘한 뉴서울필하모닉은 ‘하바네라’ 등에서 색채감 있는 연주로 성악진을 뒷받침했다. 850석 규모의 강동아트센터가 새로운 오페라의 메카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