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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 부는 '식인영화' 바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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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려 도망치는 사람 뒤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따라온다. 사람이 넘어지자 따라오던 사람들은 저마다 한 부위씩 차지하고 물어뜯는다. 누군가는 목덜미, 누군가는 팔, 누군가는 다리…. 사람이라기보다는 먹이를 발견한 들개떼 같다.

제 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좀비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이다. 사람이 사람을 먹는다는 점에서 좀비영화는 ‘식인’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칸영화제 소식지를 내고 있는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식인 영화’ 바람을 소개했다.

경쟁 부문에 출품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네온 데몬>은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성들과 그들에게 희생될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이브>로 유명한 윈딩 레픈 감독의 첫 호러 영화이기도 하다. 역시 경쟁 부문에 소개된 브루노 뒤몽의 <슬랙 배이>에는 식인 풍습을 가진 어부들이 등장한다.

심지어 로알드 달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족영화 에도 식인이 나온다. 극중 거인들은 밤에 몰래 도시로 숨어들어와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물론 아이들을 먹는 장면이 직접 나오진 않지만, 상상만으로도 섬찟하다. 비평가주간의 <로>(Raw)는 채식주의자 가문에서 자란 16세 소녀가 처음으로 고기를 맛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네온 데몬>

영화 <네온 데몬>



영화 <슬랙 배이>

영화 <슬랙 배이>


왜 이렇게 식인 풍습에 관한 영화들이 많을까. <슬랙 배이>의 프로듀서인 장 브래하는 “사회적 투쟁에 대한 은유”라고 말했다. 그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무의식적이라 할지라도 ‘식인 영화’는 부자가 빈자를 잡아먹는 세상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로>의 프로듀서인 장 데 포렛 역시 “식인풍습은 부자는 부유해지고 빈자는 가난해지는 세상을 강하게 상징한다”고 말했다.

<칸|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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