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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
“시동을 걸었는데 차에서 소리가 안 나요.” 전기차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전기차는 ‘탈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핵심 동력계가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내연기관차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엔진의 힘으로 움직인다. 전기차는 전기 에너지가 충전된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삼는다.
배터리로 달리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내연기관차와 파워트레인 구성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휘발유ㆍ경유에서 힘을 뽑아낸다. 기름을 저장해둘 연료탱크가 필요하다. 시동을 걸면 기름이 엔진으로 흘러간다. 엔진은 연료를 태워 동력을 발생시킨다. 변속기는 여기서 생긴 힘을 바퀴로 전달해준다. 엔진과 변속기가 얼마나 좋은 궁합을 이루는지에 따라 차량의 힘과 연료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전기차에서는 엔진과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해내던 일을 배터리ㆍ모터가 하게 된다. 전기차를 ‘엔진 없는 차’라고 부르는 이유다. 배터리는 이와 더불어 연료 탱크의 역할도 수행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모든 부품 중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이른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과 중요도 모든 측면에서 해당하는 수치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가져오는 부품은 모터다. 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받아서 출력을 만들어낸다. 이후 이를 각 바퀴에 배분한다. 엔진과 변속기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 / 출처 = 금호타이어 |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 / 출처 = 금호타이어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얼마나 일을 하느냐에 따라 차량의 성능이 달라지게 된다. 작은 차에는 소용량 배터리, 큰 차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는 게 일반적이다. 배터리의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주행 가능 거리가 길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차량의 ‘힘’을 결정짓는 것은 모터다. 배터리에서 연료를 가져온 모터가 얼마나 힘을 쓰느냐가 전기차의 출력을 결정한다. 같은 맥락에서 출력이 높으면 연료 소비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주행가능 거리는 짧아지게 된다. 연비를 표시하는 방식도 약간 다르다. 내연기관차는 효율을 ‘㎞/ℓ’로 나타내지만 전기차는 ‘㎞/kWh’로 표현한다. 1kWh의 전력으로 몇 ㎞를 달렸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배터리를 충전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기차에는 머플러 등 배기물을 처리하는 장치가 빠졌다. 배출가스가 없기 때문이다. 엔진오일과 미션오일 등 오일류 사용도 크게 줄게 된다. 에어컨ㆍ히터 구동 방식도 다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히터 바람을 트는 구조다. 이에 반해 전기차는 차체에서 따로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겨울에 히터를 틀 경우 전력(배터리)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단점을 지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동차에 부품이 2만여개가 들어간다고 통용됐었지만, 최근에는 3만개까지 늘었다고 보고 있다”며 “전기차 시대에는 차에 들어가는 부품들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화플러그, 엔진, 변속기, 연료탱크, 연료펌프 등 많은 것들이 사라진다. 엔진과 변속기를 일컫는 ‘파워트레인’에는 특히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며 “자동차 부품을 (나사 하나까지 포함하는) 개별 단위로 보느냐, 부품들이 결합해 있는 모듈 단위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전기차에는 들어가는 부품이 30~40% 정도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많게는 50%까지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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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에 휘발유ㆍ경유 등 다양한 연료를 주입하듯 전기차도 충전방식이 각각 다르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차데모, DC 콤보, AC 3상 등이다. 차데모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도하는 충전 방법이다. 급속과 완속 충전 소켓이 구분돼 있는 게 특징이다. 전파 간섭의 우려가 적지만 충전기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충전 시간도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국내 판매 모델 중에는 기아차 쏘울 EV와 레이 EV, 닛산 리프 등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DC 콤보 방식은 향후 ‘대세’로 각광받고 있는 충전법이다. 완속 충전 시간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충전 소켓이 통합돼 있어 효율적이다. GM의 스파크 EV와 BMW i3 등이 이 방식을 채택했다. AC 3상은 낮은 전력을 활용해 실용적이라는 장점을 갖췄지만 충전기 설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아쉬움도 있다. 르노삼성 SM3 Z.E가 이 형식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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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전기차 리프 / 출처 = 한국닛산 |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한국전기차리더스협회 회장)는 “엔진과 변속기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가장 난이도 높고 기술력이 많이 집약된 핵심 부품인데, 전기차에서는 이들이 빠지고 대신 모터와 배터리라는 새로운 부품이 자리 잡게 된다”며 “전기차 시대의 도래가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전(주유) 방식 등만 달라지는 것이지만, 자동차 측면에서는 시스템 자체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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