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성향 보수단체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과 입선작에 뽑힌 두 작품 입상이 취소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척하며 비판하는 내용을 몰래 담았기 때문이다.
자유경제원은 4일 공모전 최우수상 ‘To the Promised Land’와 입선작 ‘우남찬가’ 입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유경제원은 두 작품을 두고 “(각 행 첫 글자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을 고의적으로 담고 있다”고 했다.
‘우남찬가’는 ‘국가의 아버지’ ‘민족의 지도자’ ‘독립열사’ ‘우리의 국부’ 등 이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러나 이른바 ‘세로드립’(문장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숨은 뜻이 드러나는 일종의 암호문)으로 읽으면 정반대 내용이 나온다. ‘우남찬가’의 2연 1·2행의 ‘친족의 안녕은 작은 즐거움이요/ 일국의 영화는 큰 즐거움이니’에서 ‘친일’을 뽑는 식이다. 이 시의 세로 첫 글자는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한강 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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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 최우수상 ‘To the Promised Land’의 각 행 첫 문장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다. 입선작 ‘우남찬가’도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반역자’로 이어진다. |
자유경제원은 4일 공모전 최우수상 ‘To the Promised Land’와 입선작 ‘우남찬가’ 입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유경제원은 두 작품을 두고 “(각 행 첫 글자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을 고의적으로 담고 있다”고 했다.
‘우남찬가’는 ‘국가의 아버지’ ‘민족의 지도자’ ‘독립열사’ ‘우리의 국부’ 등 이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러나 이른바 ‘세로드립’(문장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숨은 뜻이 드러나는 일종의 암호문)으로 읽으면 정반대 내용이 나온다. ‘우남찬가’의 2연 1·2행의 ‘친족의 안녕은 작은 즐거움이요/ 일국의 영화는 큰 즐거움이니’에서 ‘친일’을 뽑는 식이다. 이 시의 세로 첫 글자는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한강 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로 이어진다.
‘우남찬가’의 작가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사용자로 보인다. 지난 3일 루리웹에는 ‘자유경제원장’의 직인이 찍힌 상장과 ‘우남찬가’ 시가 담긴 작품집 사진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몇 달 전 이승만 시 공모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시를 써서 유게(유머게시판)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냈더니 입선”이라고 적혀 있다.
최우수상인 영시 ‘To the Promised Land’(약속의 땅으로)도 ‘A democratic state was your legacy’(민주주의 국가는 당신의 유산입니다) 같은 찬양 내용이다. 각 행의 맨 앞 글자만 따면 ‘NIGAGARA HAWAII’,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영화 <친구> 대사로 유명한 ‘니가 가라 하와이’가 된다. 이 전 대통령은 1960년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 혁명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사망했다.
자유경제원은 “해당 사안이 교묘한 서술을 통해 행사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주최 측 및 다른 응모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장은 복거일 작가다.
자유경제원은 1996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 부설 자유기업센터로 출범했고, 1997년 사업 독립성을 위해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분리됐다.
자유경제원은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당시 앞장서 국정화를 주장했다. 이곳 사무총장 출신으로 ‘국정화 전도사’로 나섰던 전희경씨는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9번에 배정됐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