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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일본이 겪고 있는 소비 양극화 현상은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 트렌드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실속형 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소비' 경향으로 프리미엄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다.
최근 양극화된 커피 시장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1000원대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이 앞 다퉈 저가 커피를 선보였고, 싼 가격을 무기로 백종원의 빽다방도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1만원대 고급커피인 스페셜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 2014년 선보인 1잔당 6000~1만2000원인 '스페셜티 커피 리저브'는 누적 50만잔을 넘어섰다. 이밖에 테라로사, 위트러스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패션 시장도 저가 브랜드와 고가 브랜드로 재편됐다. 유니클로로 대표되는 저렴한 SPA(제조·유통일괄 의류) 브랜드나 고가 명품·수입 컨템포러리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런 소비 트렌드 양극화는 '작은 사치' 열풍과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까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형 소비'를 했다면, 점차 전체 소비 규모는 줄이는 대신 적은 돈으로 사치를 누리거나 내가 가치를 두는 것에 한해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특급호텔의 4만~5만원대 디저트 뷔페는 매년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먹거리만큼은 제대로 즐기자는 인식에 고급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2~4월 JW메리어트호텔서울의 딸기 디저트 뷔페를 방문한 고객은 7000명에 이른다. 전년보다 2배 늘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의 딸기 디저트 뷔페도 지난해 1만명이 방문하는 등 매년 10%씩 고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어른(adult)과 아이(kids)의 합성어인 키덜트(kidult) 시장도 고성장하고 있다. 일상에 지치자 어린 시절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장난감·피규어 등 관련 시장이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옥션은 영화 '스타워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 개봉해인 1977년을 기념한 한정판 만년필을 내놓았다. 'C-3PO' 에디션 제품은 80만원대의 높은 가격이었지만 3일 만에 70개 제품이 다 팔렸다.
맥도날드의 어린이 고객 메뉴인 '해피밀 토이'도 인기다. 제품 구매 시 주는 캐릭터 장난감이 어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면서 출시 2시간 전부터 매장에 줄이 늘어서는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슈퍼마리오, 헬로키티, 미니언즈, 원피스 등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동날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와 고가 제품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가 브랜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며 "길어지는 불황에 전체적인 소비는 줄었지만, 개인 가치를 위한 소비는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의 '2015 한국의 소비자생활지표'에 따르면 소비양극화지수는 167로 1994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양극화지수는 소비 상류층 대비 소비 하류층 비율을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비생활의 양극화 정도가 심하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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