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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개의 엉덩이] 포르노를 정당화하는 '유혹의 할리우드'

헤럴드경제 박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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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하)-‘다이어트하고, 카페인을 들지 않으며, 거세된 뱀파이어들’(Twilight : vampires alleges, decafeines, emascules)
‘헝거’여 안녕, 반갑다 ‘트와일라잇’! 자신감이 넘치는 살인자들에 뒤이어 성적 좌절감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청소년들이 현재 스크린을 휩쓸고 있다. 그들은 강박적으로 “물어뜯는 것은 해악”이라면서 기존의 뱀파이어 모습을 거부한다. 거의 20년 전부터 뱀파이어 영화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장-자크 베넥스(Jean-Jacques Beinex) 감독이 이런 현상을 분석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속에서 뱀파이어들은 식욕부진 속에서 쇠약해지고 파멸하도록 자신들을 내버려둡니다. ‘블레이드’ 속에서는 피를 상업화시키지요. 반면 ‘트와일라잇’ 속에서는 뱀파이어들이 ‘채식주의자’로 변신합니다. 그들의 이빨은 아무 짝에도 소용없습니다. 거세를 상징하는 것일까요?

이빨은 병의 예방에 고심하는 사회 입장에서 볼 때 지나치게 ‘노골적’인 성적 상징을 의미합니다. 섹스는 담배와 알코올, 혹은 모든 형태의 마약처럼 위험합니다. 금욕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야 합니다. 따라서 뱀파이어는 더 이상 타인들을 물어뜯지 않고 자신만을 물어뜯습니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정치적 성향을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기서 자문해볼 수도 있겠지요. 소수집단이나 위험스럽다고 분류된 집단이 여기 해당됩니다. 사람들은 다른 곳의 삶을 본다든지 타 인종간의 결합을 금지하고 오직 자신이 속한 인종 속에서 공동체주의를 고집합니다.


- 영화 ‘트와일라잇’은 잠재적인 형태의 청교도주의를 반영하고 있습니까?

역설적으로 나는 청교도주의가 욕망의 힘에 비례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거기에서 사회적 긴장이 생기니까요. 점점 더 구속이 많아질수록 자유가 줄어들고 그런 세상에서는 자유로운 통행은 자본이나 다국적기업을 따라 움직일 따름입니다.


- ‘순수’에 대한 강박관념 뒤에서 ‘트와일라잇’의 주인공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어떤 메시지일까요?

아마도 육체의 죄를 범한다는 공포, 육체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위반자들에게 닥치는 징벌에 대한 예상입니다. 그러나 정체성으로의 회귀에 대한 유혹 역시 겨냥하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 ‘트와일라잇’ 속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배우는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포르노 사회 속에서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혼전순결을 내세우는 영화가 성공을 거둔 사실을 정당화시키려는 듯이 말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식에 몰두하고, 또 다른 포르노그래피, 돈과 폭력과 관련된 포르노그래피를 정당화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들은 이런 영역에서 탁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도둑질하고, 강간하며, 사기를 치고, 거짓말하고, 죽이고, 약탈하고, 고문하고, 노래하도록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이라도 섹스를 보여주려고 들 경우 사람들은 즉시 미풍양속헌장을 꺼냅니다. 이런 모습은 내 눈에 오히려 변태적이고 아주 위선적으로 보입니다. 폭력과 돈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섹스는 죄를 동반한 산업으로 치부되지요. 청소년들을 위한 모델로서는 그다지 내 눈에 건전해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당신이 구상하는 영화 프로젝트의 시놉시스가 만화 형태로 출간되는데 흥미롭게도 이 시놉시스는 ‘트와일라잇’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인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들과 물어뜯고 즐겁게 빨아대는 아주 해묵은 뱀파이어들을 서로 대결시키고 있습니다. 오래된뱀파이어가 모델 역할을 했나요?


‘세기의 사건’이라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나의 뱀파이어들은 어떤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지 더 이상 알지 못합니다. 대신 그들은 옛 영화를 되찾기를 갈구하지요. 그러기 위해 그들은 아직도 날아다닐 줄 알고 변신 기술에 능란한 늙은 뱀파이어를 찾아 나섭니다. 나는 타락한 사회를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실제로는 오직 정상적인 인간들만이 뱀파이어인 사회 말입니다.

-당신에게 ‘진짜’ 뱀파이어는 무얼 의미합니까?

방황하는 인간이지요. 그는 시적이고도 환상적인 방식으로 죽음에 대한 우리의 공포,섹스와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이상한 관계를 체험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자신을 책임지지 않는 뱀파이어들입니다.

만화인 동시에 시놉시스인 ‘세기의 사건(L`Affaire du Siecle)’은 장-자크 베넥스와 브뤼노 드 디욀르뵈(Bruno de Dieuleveult)의 작품이다. 만화에 대해 장-자크 베넥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고 있다.

“1983년에 파라마운트사를 위해 만들었던 영화 시나리오를 만화로 탈바꿈시킨 것입니다. 영화에 드는 예산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컸던 데다가, 그 후 지속적으로 계속된 열정, 무수한 여행, 할리우드와 프랑스에서의 여러 회동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현재까지 제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나는 자신 앞에 피노키오 인형을 두고 고심하는 게페토(Gepetto)처럼 역경을 극복하면서 이 영화를 탄생시키기 위해 그걸 만화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그림에 확대 적용시킨 셈이었습니다. 우리는 첫 두 권을 발간했고, 서랍 속에 아직 두 권이 더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삽화가이자 아주 유명한 감독들과 작업했기에 꽤 이름이 난 직업 스토리보더인 브뤼노 드 디욀르뵈는 작업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비평가들이 그에게 대해 관대하거나 완곡한 어법을 구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 대해 진행 중인 작품, 다시 말해 ‘건설 중인 작품(work in progress)’의 위상을 합법적으로 부여할 수 있으며, 끈기 차원에서 따져도 메달감입니다. 게다가 나는 회고록을 하나 저술했는데, 그 속에서 뱀파이어들에 대한 글쓰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영광의 작업장’이라는 제목을 한 책은 파야르 출판사를 통해 찍어냈습니다. 나는 곧 두 번째 책에 달려들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이 모든 내용이 뱀파이어 신화에 아주 잘 어울릴 만큼 길고도, 우스꽝스러우며, 극적인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파야르(Fayard) 출판사가 출간한 장-자크 베넥스의 저서 ‘영광의 작업장(Les Chantiers de la gloire)’을 읽어볼 것.

(이미지는 영화 ‘트와일라잇’)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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