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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음원 싫증났나…LP·카세트테이프 앨범 인기

중앙일보 한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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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등 새 앨범 LP로 발매
인디밴드들은 테이프 제작 활발
신인 힙합 앨범도 삽시간에 품절
아날로그 추억에 소장욕구도 자극
미국서도 작년 LP 1190만 장 팔려
LP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① 싱어송라이터 루시아와 ② 브라운아이드 소울이 한정 발매한 LP레코드. ③ 인디 밴드 밤신사의 카세트 테이프. ④ 인피니트 1집 LP레코드 ‘파라다이스’. ⑤ 아델 3집 ‘21’의 LP레코드. [사진 각 소속사]

LP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① 싱어송라이터 루시아와 ② 브라운아이드 소울이 한정 발매한 LP레코드. ③ 인디 밴드 밤신사의 카세트 테이프. ④ 인피니트 1집 LP레코드 ‘파라다이스’. ⑤ 아델 3집 ‘21’의 LP레코드. [사진 각 소속사]


복고 열풍의 연장선상일까, 디지털 음원에 대한 반기일까. 요즘 국내 음악 시장에 카세트 테이프와 LP 레코드가 돌아왔다. 옛 음반을 다시 찍어 내놓는 게 아니다. 새 앨범을 카세트 테이프나 LP 레코드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인 힙합 가수 코드쿤스트는 신곡 ‘패러슈트(PARACHUTE)’를 카세트 테이프로 발매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금세 품절됐다. 인디 밴드 밤신사, 불사조, 블루스 뮤지션 하헌진 등도 신보를 카세트 테이프로 선보였다.

‘인디’로 불리는 비주류 음악계에서 카세트 테이프 제작이 특히 활발하다. LP 레코드의 경우는 주류 음악 시장에서 이미 인기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최근 4집 앨범 ‘솔 쿡(Soul Cooke)’의 한정판 LP 레코드 888장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멤버 나얼은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정규 앨범 때마다 LP를 발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는 1집 ‘파라다이스(Paradise)’와 2집 ‘비 백(Be Back)’의 리패키징 앨범을 한정판 LP 레코드로 각 1만장 씩 발매하기도 했다.

카세트 테이프와 LP 레코드에서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음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까닭이 제일 크다.


또 대다수 음반에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쿠폰이 함께 들어 있어, 턴테이블 같은 재생기기가 없더라도 사는 데 부담 없다.

소장욕구도 중요하다. “팬 서비스 차원으로 소장품으로서 LP 레코드를 한정 생산했다.”(인피니트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음원이 시장을 장악했고 음반 매체로서 CD의 생명력은 다했다. 소비되고 잊히는 음원보다 차별화될 수 있게 카세트 테이프로 제작했다.” (인디밴드 밤신사)

LP에서 카세트 테이프, CD로 이어지던 오프라인 음반 매체의 생산 흐름이 온라인 음원의 출현으로 무너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음악이 디지털 음원으로 거의 소비되는 만큼 소장할 수 있는 상품( goods)으로서 음반 제작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김영혁 김밥 레코즈 대표는 “더이상 CD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며 노래를 듣지 않는 만큼 특유의 음질을 느낄 수 있는 LP레코드나 상대적으로 제작·판매 비용이 저렴한 카세트 테이프가 소장품으로 경쟁력 있다고 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의 흐름은 더 앞서 있다. 미국에서는 LP 레코드와 카세트 테이프가 최근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음반 판매량 집계 회사인 닐슨 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1190만 장의 LP 레코드가 팔렸다. 전년 대비 29.8% 성장했고, 이는 1991년 닐슨이 판매량을 집계한 이래 최대치다.


반면 CD의 판매량(1억2560만 장)은 전년 대비 10.8% 줄었다. 아델도 3집 신보 ‘21’의 LP 레코드를 발매해 한달여 만에 11만6000장을 팔았다.

미국의 카세트 테이프 제조 회사인 내셔널오디오컴퍼니는 지난해 1000만개 이상의 테이프를 판매했다. 회사가 생긴 이래 최대 호황이었다.

2013년부터는 레코드 가게를 중심으로 카세트 테이프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카세트 스토어 데이’도 열리고 있다. LP 레코드 붐에 크게 기여한 ‘레코드 스토어 데이’에서 착안한 행사다.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카세트 테이프나, LP 레코드를 특별히 제작해 판매한다.

LP 레코드의 경우 국내 생산공장이 없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 4집 기념 LP를 독일에서 제작한 배경이다. 독일·일본·미국 등에서 제작해 배로 들여온다. 레코드판은 해외에서 제작하지만 커버는 주로 국내에서 만든다.

음반수입사인 씨덱스의 박기웅 과장은 “LP 레코드의 경우 이미 고음질로 녹음되고 있어, 차별화 요소로 판의 색깔을 알록달록하게 하는 등 디자인에 신경 쓰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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