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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영이 '치인트'로 얻은 것. 배우 차주영이 tvN '치즈인더트랩'으로 웃고 울었던 경험과 속내를 이야기했다. /문병희 기자 |
'치즈인더트랩' 차주영, 처음 만난 악녀로 얻은 것
[더팩트 | 김경민 기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매력은 '밀당'이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맛있게 버무려져 있는 장르도 매력이지만, 주요 캐릭터 사이에 실감 나는 짜증유발자들이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주도한다. 드라마 속 세상이라도 대학 생활 이야기를 배경으로 주변에서 볼법한 '밉상'들이 등장하다 보니 '현실 분노'를 자아낸다.
'치즈인더트랩'에서 첫 번째 '밉상' 타자는 남주연이다. 남주연은 홍설(김고은 분)과 유정(박해진 분)의 관계에 첫 번째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다. 홍설과 유정 뿐만 아니라 신인 배우 차주영에게도 남주연은 처음이다. 첫 배역, 첫 연기, 첫 경험이다. 비록 시청자들에겐 미움을 받았지만, 차주영에겐 소중한 처음을 선물한 고마운 시간이다.
차주영은 지난해 이미 모든 촬영을 마쳤다. 원작 웹툰 속 남주연 캐릭터와 높은 이미지 싱크로율 덕분에 제작진과 미팅 10분 만에 출연 기회를 거머쥐었다.
"정말 설레고 믿겨지지 않았어요.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됐는데 지금은 다 아쉬워요. 경험이 없어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도 처음 보고 배웠어요. 이윤정 PD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도 잘 웃고 혼내지도 않아요. '놀고 있으면 알아서 잡을게'라고 하더라고요. 더 놀아야 했는데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움츠러들어서 아쉬웠어요. PD나 박해진 선배나 '피해 좀 줘도 돼, 할 수 있는 사람 너밖에 없어,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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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로 강해진 차주영. 차주영은 신인 배우로서 연기력 지적을 받았지만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더욱 단단해졌다. /문병희 기자 |
처음인 만큼 신고식은 혹독했다. '치즈인더트랩'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작품인 만큼 악녀 남주연, 신선한 얼굴 차주영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도 뜨거웠다. 동시에 연기력에 대한 지적도 받고 악성 댓글을 얻기도 했다. 그래도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기보다는 오기로 이를 악물었다.
"첫 방송 후 정말 '후덜덜'했어요. 신경 안 쓸 것 같았는데 저도 모르게 댓글을 보고 있더라고요. 제가 문제로 인식한 부분을 지적해주니까 상처라기보다는 잘하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죠. 이 일을 하기로 한 이상 어쩔 수 없는 거죠. 악성 댓글 같은 것 생각 안 한 것도 아니고 따라다니는 거니까요. 방송 첫 주엔 너덜너덜했는데 오기도 생기고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삶을 간접적으로 살아보고 연기하고 싶어서 배우를 시작했는데 연예인으로서 따라오는 시선을 생각하면 무섭기도 해요.
덜 못 되게 비친 게 아쉬워요. 더 악랄하게 악녀같이 보여야 했어요. 원작에서 남주연은 행동 전후에 이유가 있는 아이였는데 저는 밑도 끝도 없이 유정에게 달라붙는 캐릭터로 표현했어요. 원작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너무 많이 신경 써서 이도 저도 안 된 부분들이 있어요. 만약 다시 촬영한다면 더 악랄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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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영-박해진 촬영 비화. 차주영(사진)은 선배 배우 박해진과 '친한 연기'를 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겪었다. /문병희 기자 |
광고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OCN '닥터 프로스트' 조연 이후 단번에 '치즈인더트랩'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치즈인더트랩'에 출연하기까지 비교적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아직 얼떨떨하고 신기한 신인 배우다. 촬영 현장도, 상대 배우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어렸을 때부터 캐스팅 제안은 받았는데 배우의 길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경영학과를 전공해서 멋있는 커리어우먼을 생각했는데 25살을 기점으로 지금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미련이 남기 전에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집에서는 많이 반대했는데 몰래 광고를 촬영했고 '치즈인더트랩'까지 캐스팅된 거죠.
정말 딱 대학교에 입학해서 새로 선배들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함께 가장 많이 촬영한 박해진 선배는 워낙 젠틀하고 다정해요.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서로 핫팩 챙겨주고 소품인 커피도 나눠마시고요. 박해진 선배와 사실 일주일에 한 번씩 촬영장에서 만났는데 촬영을 시작하면 오래 알고 지낸 선배처럼 붙어야 하니까 박해진 선배가 감독한테 '주연이와 내가 무슨 사이냐'고 묻기도 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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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영의 꿈. 차주영은 고유의 색깔을 가진 배우를 꿈꾼다. /문병희 기자 |
차주영은 '치즈인더트랩'에서 배운 것들을 머리와 마음에 품고 연기에 대해 차근차근 공부해나가기로 했다. 차기작에서는 "'치인트' 남주연 역 차주영, 이렇게 변신했다"는 기사 제목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이름을 대면 그만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하고 감정적인 색깔도 여러 가지인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