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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과주의 불똥, 애꿎은 신입에게만 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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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행원 노조통해 협상.. 신입에겐 적용되지 않아 불리한 취업조건 감수


금융권 성과주의 불똥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신입직원에 집중되고 있다. 기존 은행원의 경우 노조를 통해 사측과 협상이라도 할 수 있지만 취업 조차 어려운 이 시대 '장그래' 들은 조건보다는 일단 은행원이 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급여 삭감, 임금 천장은 신입부터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급여 삭감, 임금 천장 도입 등 은행원에 불리한 고용조건이 신입행원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금산협)는 지난 4일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신입행원 임금삭감, 기존 은행원의 성과제 도입 비율 확대 등을 올해 임금단체협상의 주요 의제로 정했다.

하영구 금산협 회장은 "청년실업 해소와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도 현재 5000만원 수준인 은행원 초임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 성과제 확대의 경우 금융노조 차원에서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어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신입행원 임금삭감의 경우 금산협 방안데로 갈 확률이 높다.

실제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도 금융권 고임금 논란이 터지면서 2011년, 2012년에 금융 공기업 신입 직원의 연봉을 20% 삭감했던 적이 있다. 아직 노조 가입이 안 된 신입직원의 경우 노조의 보호 밖에 있기 때문이다.

SC은행의 경우 올해 채용한 50명의 신입행원부터 성과에 따른 차등연봉제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 300명의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인데 이들의 경우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이다. 지난해 961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것이다.

또 은행들은 저성과자의 경우 일정 연한까지 승진을 못하면 기본급 상승을 제한하는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페이밴드)'도 신입행원부터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4년 11월 이후 입사자부터 페이밴드를 적용하고 있고, KEB하나은행도 올해 채용한 통합 공채부터 페이밴드 적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럼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입사일에 따라 대우는 다른 차별로 인해 조직의 새로운 갈등요인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 깎아 고용 늘린다?

금융권 성과주의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노동 유연화를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확보, 저성과자 퇴출을 통한 신규 채용 확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성과주의 강화가 취지와 달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년연장을 위해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사실상 은행원 '명퇴(빠른 퇴직)'를 부추기고 있다"며 "신입행원 근로조건이 악화되면 기존 직원과 갈등을 일으키고 은행 영업력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해고, 기존 직원 임금삭감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도 미지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은행들 신규 채용의 경우 안정적인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이 대다수"라며 "비정규직의 경우 낮은 근로조건으로 도덕적 해이 및 불완전 판매 등 영업 활동 리스크도 커 장기적으로 은행 경영에도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개혁도 결국은 정부가 기업에 해고의 자유를 주는 것인데, 노동 안정성이 약해지면 금융산업 전체의 안정성도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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