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시절 ‘1965년 체결된 한ㆍ일협정 당시 논의되지 않았던 사안’으로 규정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더불어 원폭(原爆) 피해자, 사할린 강제이주 피해자 문제 등이 있다.
19세기부터 탄광사업으로 번영했던 하시마섬((端島) 전경. 1940년대에는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섬 모양이 일본 해군 전함인 도사(土佐)와 닮아 군함도(軍艦島)라고도 불린다. 하시마는 1890년부터 대표적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탄광 개발을 위해 소유했다. 이후 석탄채굴이 사양산업화하자 미쓰비시는 1974년 탄광을 폐쇄하고 2001년 관할 자치단체에 하시마 전체를 양도했다. |
특히 원폭 피해자 문제의 경우 2011년 8월 한국 헌법재판소가 “우리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와 원폭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을 해결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따른 위헌 행위”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앞서 원폭 피해자들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 문제도 함께 논의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지만 외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청구권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최봉태 변호사는 “위안부 문제와 마찬가지로 원폭 피해자 문제 역시 2011년 헌재 결정 이후에 위헌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며 “원폭 피해자들은 ‘우리 문제는 왜 협상을 안 하느냐’며 수년째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며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 나왔던 절호의 기회에 위안부 문제 뿐 아니라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국언 공동대표는 “한국 정부가 사활을 걸었던 위안부 문제도 허무하게 끝난 상황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협상 결과는 다른 일제 피해자의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전례가 된다”며 “이번 협상에서도 일본은 한일 협정에 대한 기존 원칙을 지켜냈는데, 한국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일본 기업과 정부가 눈이라도 깜빡 하겠느냐”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는 올해로 문을 닫는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위원회)는 지금까지 총 180여만 건의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를 작성했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해 이달 31일 활동이 종료된다.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30일 위원회는 “2011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벌인 ‘사할린 한인 묘 현황파악 사업’을 통해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동원돼 현지에서 숨을 거둔 한인의 묘 총 5048기(基)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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