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프랑스 축구 대표팀에서 놀라운 얘기가 나왔다.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마티유 발부에나(31·리옹)가 '섹스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발부에나의 휴대전화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빼낸 일당이 발부에나를 협박해 15만유로(약 2억원)를 갈취하려다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었다.
최근 경찰 수사 과정에서 더 놀라운 이름이 등장했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근 5시즌 동안 20골 이상을 터뜨린 세계적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28)가 연루된 걸로 나타난 것이다. 연봉만 120억원에 달한다는 벤제마가 대표팀 동료를 상대로 한 저질 협박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벤제마는 경찰에서 "발부에나에게 '협박범들에게 돈을 주고 일을 끝내라'는 충고를 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최근 프랑스 라디오 '유럽1'이 벤제마와 협박범(카림 제나티) 사이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다음은 벤제마가 어릴 적 친구인 제나티와 통화 중 한 말이다.
최근 경찰 수사 과정에서 더 놀라운 이름이 등장했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근 5시즌 동안 20골 이상을 터뜨린 세계적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28)가 연루된 걸로 나타난 것이다. 연봉만 120억원에 달한다는 벤제마가 대표팀 동료를 상대로 한 저질 협박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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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두고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 프랑스 대표팀의 발부에나(맨 왼쪽)와 벤제마(왼쪽에서 두번째). 두 선수는 섹스 동영상 협박 사건 이후 원수지간이 됐다. /Getty Images 멀티비츠 |
벤제마는 경찰에서 "발부에나에게 '협박범들에게 돈을 주고 일을 끝내라'는 충고를 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최근 프랑스 라디오 '유럽1'이 벤제마와 협박범(카림 제나티) 사이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다음은 벤제마가 어릴 적 친구인 제나티와 통화 중 한 말이다.
"걔(발부에나)가 내게 묻더라고. '비디오를 언제 어디서 봤어? 오래전이야?' 새하얗게 질려 딸꾹질을 두세번 하더군. 사내놈이 이렇게 공포에 질린 걸 언제 또 보겠어?" "내가 '복사본은 없으니 영상을 없애고 싶으면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고 리옹으로 가서 내 친구(협박범)를 만나'라고 말해줬지." "(동영상이 공개되면 그를) 피라냐 떼가 다 먹어치울 거야."
이 내용을 접한 발부에나는 프랑스 르 몽드 인터뷰에서 "벤제마가 내게 한 행동은 최악의 적을 상대로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격분했다. 선수로서 절정을 구가하는 벤제마가 어떻게 이런 일에 연루된 걸까.
벤제마는 프랑스 리옹 교외 지역인 브롱(Bron)의 빈민가에서 성장했다. 알제리 혈통 이주민이 모여 사는 곳이다. 스페인 일간지 ABC는 "벤제마의 어릴 적 친구 상당수가 강도나 금품 갈취를 저지르는 범죄자로 자라났다. 벤제마는 이 지역을 떠나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됐지만 여전히 브롱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ABC는 "아랍 사회에선 이런 유대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브롱 사람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직도 '빅 브라더'인 벤제마를 찾는다. 일종의 '인질'이 된 벤제마가 이번에도 동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수렁에 빠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벤제마 측은 무슬림에 대한 증오가 이번 사건의 배경에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벤제마의 에이전트 카림 자지리는 인터뷰에서 "알제리 혈통이란 점에서 벤제마를 증오하는 분위기가 프랑스에 존재한다"며 "벤제마가 젊고 잘생긴 부자 무슬림이라는 것도 미움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대든 벤제마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른 사람도 아닌 대표팀 동료를 범죄 대상으로 삼은 점도 프랑스인들이 마음을 돌리게 했다. 더구나 벤제마는 대표팀 경기 때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따라 부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엔 파리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그라운드에 침을 뱉는 장면이 포착돼 대표팀 퇴출 주장까지 나왔다.
프랑스축구협회는 11일 "벤제마를 당분간 대표팀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A매치에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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