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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2002 월드컵 투혼의‘마스크’지금 봐도 찡해”

중앙일보 손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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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
비에리 팔꿈치에 코뼈 골절
4강 신화 상징, 액자에 보관
선수 믿어준 히딩크 고마워
2002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고 뛴 김태영. [중앙포토]

2002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고 뛴 김태영. [중앙포토]

2002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고 뛴 김태영. 타이거 마스크. 1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이 쏟아낸 숱한 명장면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태영(42) 런던올림픽 대표팀 코치의 ‘마스크 투혼’이다.

김 코치는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전반 초반 권투선수 출신 비에리의 팔꿈치에 가격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그는 얼굴을 다 덮는 붉은 색 마스크를 쓰고 나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국민들의 가슴 속엔 폴란드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나온 황선홍의 ‘붕대 투혼’과 함께 2002 월드컵 4강신화의 상징으로 남았다.

 10년이 흐른 지금 김 코치는 마스크를 액자에 넣어 간직하고 있다. 선수로서 절박했던 당시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2~3년쯤 지난 어느날 아내가 액자를 짜 왔다. 그전엔 아이들과 장난치면서 써 보기도 했었다. 사실 나는 경기하면서 직접 착용했던 것이라 마스크가 소중하다는 걸 못 느꼈다. 그런데 막상 액자에 들어간 걸 보니 찡하더라. 내가 이렇게까지 했나 싶어서….”

 최주영(60) 전 축구 국가대표팀 의무팀장은 “다시 떠올려도 그때 일은 정말 위험한 결정”이었다고 할 만큼 당시 상황은 위급했다. 김 코치는 코뼈가 골절된 상태로 이탈리아전을 끝까지 소화했다. 경기 직후 바로 수술대에 올랐을 정도로 부상이 심했다.

김태영

김태영

 그는 “처음엔 타박상 정도인 줄 알았다”며 “그때 나이가 33세로 내게는 마지막 월드컵이었는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 코치는 2009년부터 홍명보(43) 감독과 함께 올림픽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홍정호·김영권·오재석 등 올림픽팀 주전 수비수들을 U-20(20세 이하) 대표팀부터 키워왔다.

하지만 그는 “아직 제2의 김태영은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코치는 “세대가 달라졌다. 투혼·투지 등이 강조되던 그때와는 문화가 다르다. 아무래도 축구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슬플레이보다는 패스와 드리블 등 기술이 강조되는 게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


 그래도 제자들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데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2002년 월드컵) 내가 경기가 끝난 뒤 ‘이 정도는 끄떡 없습니다’ 라고 짧게 대답했다는데, (홍)정호나 (김)영권이가 내 표정까지 따라하며 놀린다”면서 “청소년 시절엔 패스도 제대로 못하던 아이들이 지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큰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이 부상당한 나를 계속 썼을 만큼 선수로서 믿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 이후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선수와의 신뢰관계라는 걸 깨달았다. 히딩크 감독은 지도자로서 내 인생에도 큰 영향을 줬다.”

 김 코치는 영원한 은사 히딩크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손애성 기자

손애성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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