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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아진 스위트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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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저렴한 가격의 스위트 패키지 봇물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했을 때 묵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최고급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했을 때 묵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최고급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스위트 룸(Suite room)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호텔에서의 숙박이 그 자체로 값진 경험이었던 단계에서 보다 본격적인 호텔 서비스를 누리려는 단계로 고객들의 욕구가 점차 상향화하고 있어서다. 비수기 패키지 등을 통해 저렴하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면서 호텔 이용 행태가 양극화하고 있는 것. 특급호텔들은 이 새로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잇따라 기존 객실 가격보다 20~30% 저렴한 스위트 객실 전용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상하의가 한 벌로 된 양장을 가리키는 말 ‘수트(suit)’에서 유래된 스위트 룸은 거실과 침실을 별도로 갖춘 특실을 일컫는다. ‘넓은 집 놔두고 왜 단칸방 가서 자느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운 넓은 공간 구조가 가장 큰 특징이다. 호텔의 상층부(로얄층)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이 좋고,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또는 클럽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호텔 안의 호텔’로 불리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프리미엄 객실층에 숙박하는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편의시설로, 하루 종일 간단한 핑거푸드와 음료가 제공된다. 오후에는 와인, 샴페인 및 리큐어 등의 음료와 카나페를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해피아워를 즐길 수 있다.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로비가 아닌 이곳에서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마칠 수 있는 것도 차별화한 서비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권미혜 지배인은 “스위트는 그 호텔의 품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라며 “호텔에서 내세우는 특유의 분위기, 인테리어 철학, 고유한 서비스 등 호텔 자체에 대한 경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물론 스위트라고 다 같은 스위트는 아니다. 스위트에도 급이 있다. 그랜드 하얏트의 경우 주니어ㆍ이그제큐티브ㆍ디플로매틱ㆍ앰버서더ㆍ프레지덴셜 스위트의 총 5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객실 수 300~600개 규모의 호텔이면 대략 이와 비슷한 분류 기준을 가졌다. 하얏트의 스위트 객실 수는 각각 15개, 31개, 2개, 1개, 1개. 1박 800만원에 달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이름 그대로 외국 정상 등 국빈들이 묵는 방이다. 사실상 일년 내내 비어있지만, 호텔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이라 호텔들이 각별히 신경을 쓴다.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시 묵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시 묵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어느 호텔에 어느 나라의 국빈이 묵는지는 거의 공식이 정해져 있다시피 하다. 중국과 각별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라호텔은 중국 국빈들이, 일본과 특수 관계인 롯데호텔은 일본 국빈들이 주로 묵는다.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대통령들은 산 속에 위치해 보안에 좋은 미국 호텔 브랜드 하얏트에 묵는 게 공식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은 해외 할리우드 스타들의 단골 숙소로 자리잡았다. 여의도 IFC몰의 CGV에서 주로 영화 시사회를 갖기 때문.

물론 컴플레인이 발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7월 일본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유치했다가 국내 비판 여론에 하루 전날 대관을 취소, 일본측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이후 일본과 소원해져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1일 방한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웨스틴조선호텔에 묵을 예정이다. 신라호텔도 2010년 후진타오 중국 주석 투숙 시 대형 정전사고를 내고 4년간 중국 귀빈의 발걸음이 끊긴 적이 있다.

패키지로 출시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패키지로 출시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패키지 상품으로 출시된 것은 민간인이 접근 가능한 주니어와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다양한 혜택과 특전을 묶어 객실가보다 싼 가격에 내놨다. 객실 공시가 57만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주니어 스위트는 ‘스위트의 품격’ 패키지로 구매할 경우 10만원 상당의 레스토랑 크레딧과 프랑스 코스메틱 브랜드 겔랑의 아베이로얄 트래블 6종 키트가 포함된 가격이 3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객실은 45만원부터(세금 및 봉사료 별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그레이지 러브’는 체크아웃 연장 서비스에 레스토랑 10% 할인, 바비브라운 화장품 증정, 과일, 초콜릿, 와인과 함께 꽃다발 및 꽃바구니 제공의 혜택을 더한 스위트 패키지가 40만원부터 시작한다. 콘래드 서울의 ‘콘래드 스위트 라이프’는 180도 펼쳐진 한강과 도시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너 스위트룸과 10만원 상당의 호텔 크레딧을 제공한다. 1인 기준 38만원부터, 성인 1인 추가시 객실요금 4만4,000원을 더 내면 된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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