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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국무부 지도, 제주도는 일본섬? 영토색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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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명 한반도 영해 침범…러시아분쟁 북방 4개섬 '일본 색깔' 표시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제주도가 일본 섬인가?

미 국무부 웹사이트 지도 정보에 제주도의 색깔이 일본 영토로 오인되도록 불분명하게 처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일본 국가명으로 검색하면 일본의 주요 도시 지명이 큰 활자로 한국 영해를 침범, 한반도에 걸쳐 표기하는 등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현재 미 국무부 웹사이트는 PC를 통해 확인할 경우, 한국(Korea, South)을 입력하면 한반도 남쪽과 일본 일부가 나타난다. 반면 일본의 국가명을 입력하면 일본 열도는 물론, 한반도와 중국 일부까지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지도 정보에 대한 차별적인 서비스도 문제이지만 과거 동북아를 유린한 제국주의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연상시켜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

더 큰 문제는 최신형 스마트폰 버전으로 국무부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제주도의 영토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 정보를 입력하면 PC 버전이나 스마트폰 버전이나 남한과 제주도의 색깔은 흰색으로 분명하게 표시된다.


그러나 일본의 국가 정보를 입력하면, 한반도와 중국 일부가 엷은 황토색으로 나오는 반면 제주도는 흰색인 일본에 가깝게 표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도를 볼 때 제주도를 일본 섬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워싱턴의 웹서치 전문가 문기성씨는 "제주도가 지도상에서 작기 때문에 색깔이 불분명한 게 아니다. 구형 버전이라 할 수 있는 PC로 보면 제주도가 남한과 똑같은 색으로 확실하게 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이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 4개 섬이다. 해당 섬에 화살표를 그려넣고 '러시아가 지배 중인 섬으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한다'고 표기했지만 정작 섬의 색깔은 일본과 같은 흰색으로 돼 있다. 러시아가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뉘앙스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실효지배하는 북방 4개 섬에 대해 일본의 손을 들어준 미국은 또다른 한국 지도 정보에서 울릉도만 표기했을 뿐 독도를 누락시켜 충격을 준다.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라는 중립적인 표기명은 고사하고 아예 삭제해 버린 것이다.

한국과 일본 간의 차별적인 지도 서비스와 제주도를 불분명하게 표시한 것 또한 일본의 강력한 로비가 개입됐거나 미 국무부의 편향된 시각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일본의 지도 정보에서 주요 지명들이 과도할 정도로 큰 글씨로 한국의 영해와 한반도 일부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굵은 고딕체로 표기된 '도쿄(TOKYO)'는 물론, 북방의 '삿포로(Sapporo)'부터 남단의 '가고시마(Kagoshima)'까지 도시명들은 전부 큼직큼직하다.


한국의 지도 정보에서 대문자로 처리한 '서울(SEOUL)'을 비롯, 부산(Pusan)' '대전(Taejon)' 등 주요 도시들이 깨알처럼 작은 글씨로 한반도 안에 표기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후쿠오카(Fukuoka)'는 제주도 코 앞에 있고 '히로시마(Hiroshima)'는 아예 부산 위에 걸쳐 쓰여 있다.

이때문에 한국 지도 정보에서 대마도를 가운데 넣고 한줄로 길게 표기한 '대한해협(Korea Strait)'이 일본의 지도 정보에선 '히로시마'와 '후쿠오카' 글자 사이에 작게 우겨넣어 해협의 의미를 상실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오래 전부터 미 국무부의 지도 정보를 분석해온 문기성씨는 "과거 제주를 'Cheju'로 표기하던 시절엔 제주도 오른쪽에 이름을 넣은 게 많았는데 'Jeju'로 바뀐 수년 전부터는 왼쪽에 넣고 있다. 다른 지명 역시 일본쪽을 침범하지 않도록 작게 쓰거나 절대 오른쪽에 쓰지 않는 것을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 지도 정보 중 하나를 보면 후쿠오카의 첫 글자가 제주도와 거의 맞닿아 있기는 하지만 히로시마명이 없고 대한해협이 대마도 오른쪽 위에 보기좋게 표기돼 있다.

그는 "역대 지도서비스를 확인해본 결과 2008년부터 모바일 검색에서 제주도의 색깔이 변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검색 정보가 일본의 입맛에 맞게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로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기성씨는 "미 국무부 지도에서 히로시마는 부산과 대한해협을 점령했고, 후쿠오카는 제주도를, 가고시마는 마라도를 덮어버렸다. 대한해협은 포위됐고 '일본해' 안에 독도가 '리앙쿠르 록스'로 전락했다. 우리 정부는 항의는 커녕, 제대로 된 분석조차 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안타까워 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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