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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는 고루하다"…기계에 맡긴 몸은 누구의 것일까

연합뉴스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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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가 스텔라크 이화여대서 공연
행위예술가 스텔라크의 퍼포먼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제3의 귀'를 왼팔에 이식해 대중을 경악하게 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가 16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5.9.16
    jjaeck9@yna.co.kr

행위예술가 스텔라크의 퍼포먼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제3의 귀'를 왼팔에 이식해 대중을 경악하게 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가 16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5.9.1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체는 고루하다."

행위예술가 스텔라크 호주 커틴대 교수의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구다.

스텔라크는 이 도발적인 문장을 말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재연해 보였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김영의홀에서 진행된 스텔라크의 공연은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시작됐다.

여러 개의 전선을 연결한 스텔라크의 팔이 공중에서 허우적댔고, 그 뒤 화면에는 스텔라크와 닮은 '아바타'가 그의 움직임을 다소 시간차를 두고 느리게 재연했다.

이 아바타는 해골과 근육이 그대로 보이는 신체 그리고 회색 인간과 서로 겹쳤다가 떨어졌고, 중간 중간 심장 여러 개가 튀어나와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의 몸짓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전선을 통해 전해지는 전기충격에 의해 즉흥적이고 비자발적이며 자동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스텔라크는 공연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팔을 통해 신체의 무력함, 고루함을 전달했고 기계를 통한 신체의 확장을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팔에 인공 귀를 심는 등 신체와 기계의 결합을 꾸준하게 보여준 그의 창작활동의 연장 선상이었다.

그의 퍼포먼스 속에 숨은 조력자를 찾는 것도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었다.

사실 그에게 주어진 자극은 호주 멜버른과 미국 뉴욕에서 전달하는 것이었다.


또 관객에게 보이는 화면은 스텔라크 옆에 서 있던 한 학생의 눈을 통한 가상현실을 의미했다.

스텔라크 혼자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3개 나라에서 4명의 참여자가 함께한 공동공연이었던 셈이다.

이런 사실은 공연 말미 자막을 통해 다른 참여자의 이름이 나올 때에야 알 수 있었다.

이 퍼포먼스는 약 40분가량 계속됐고, 시작할 때처럼 아무 말 없이 끝이 났다.

아무런 설명이 없어 일반인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야말로 스텔라크다운 공연이었다.

e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행위예술가 스텔라크의 퍼포먼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제3의 귀'를 왼팔에 이식해 대중을 경악하게 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가 16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5.9.16
    jjaeck9@yna.co.kr

행위예술가 스텔라크의 퍼포먼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제3의 귀'를 왼팔에 이식해 대중을 경악하게 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가 16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5.9.16 jjaec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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