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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일광그룹 회장 /사진=뉴스1 |
방산비리 연루 의혹과 방송인 클라라씨(본명 이성민·29·여)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이 "의학적인 것을 떠나 많이 아프다. 꾀병이 아니다"라며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열린 심문기일에서 "몇 주 정도의 시간만 줘도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회장 측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재판부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현재 식도이완불능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신경 등의 문제로 식도와 위장 사이의 근육이 제대로 운동하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질병이다.
이날 수척한 모습에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이 회장은 심문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특히 심문 진행 중 종종 머리를 감싸쥐는 등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이 회장은 심문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자존심과 악으로 버티고 있다. 1%의 응급상황 발생도 나에게는 100%"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 회장이 20여년 간 질병을 앓아 왔고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스트레스 등이 심해져 병세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5개월 간의 수감 기간 중 체중이 12kg 가량 빠졌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의 병은 수술을 통해서만 회복이 가능하다"며 "몇주간의 시간을 줘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면 성실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이 회장의 병이 위급한 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법원 내규 등에 따라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중병이나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구속집행정지가 가능한데 이 회장의 현재 상태로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또 "당장 불편함이 있더라도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는 이상 적절한 사유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소화기 내과 전문의 등은 이 회장에게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다. 40년 가까이 소화기 내과 전문의로 일해 온 김모 교수는 이 회장을 진료한 기록을 바탕으로 "이 회장은 약물치료의 방법 등으로 증세를 완화하기 어렵다"며 "근절개술이라는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 회장 측 변호인이 주장한 식도파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인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험할 수는 있지만 서울에 있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흉부외과 전문의인 또 다른 김모 교수는 "식도파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재판부가 결정한다. 재판부는 조만간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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