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가장 명예로운 죽음으로 할복을 선택하곤 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단검으로 배를 가르면, 가장 친한 사람이 뒤에 서서 장검으로 목을 내리친다. 죽는 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가이샤쿠’라고 한다.
칼로 너무 깊이 배를 찌르면 뒤로 넘어가게 되므로 할복을 할 때는 배를 얕게 갈라야 한다. 그리고 양 무릎에 힘을 주어 조여야 몸이 앞으로 숙여지게 되고 목을 내밀게 되어서 가이샤쿠 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이때 뒤에서는 눈을 부릅뜨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래야만 죽은 뒤의 모습이 사내답다고 여긴 것이다. 명예롭다기보다는 비장하고 섬뜩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열도를 호령하던 시절,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에야스의 진영으로 숨어든 3형제가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하는 것이었지만 곧 체포되고 만다.
칼로 너무 깊이 배를 찌르면 뒤로 넘어가게 되므로 할복을 할 때는 배를 얕게 갈라야 한다. 그리고 양 무릎에 힘을 주어 조여야 몸이 앞으로 숙여지게 되고 목을 내밀게 되어서 가이샤쿠 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이때 뒤에서는 눈을 부릅뜨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래야만 죽은 뒤의 모습이 사내답다고 여긴 것이다. 명예롭다기보다는 비장하고 섬뜩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열도를 호령하던 시절,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에야스의 진영으로 숨어든 3형제가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하는 것이었지만 곧 체포되고 만다.
큰아들 사콘(左近)의 나이 겨우 24세, 둘째 나이키(內記)는 17세, 막내 하치마로는 8세에 불과했다. 그들의 용감함을 기린 이에야스는 그 3형제에게 가장 명예로운 죽음, 즉 할복을 명령한다. 그 명령에 따라 3형제는 차례로 할복을 했을 것이다. 아마도 일본 역사상 가장 비장했던 할복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유민 회장은 그 젊은 사무라이들처럼 비장하게 가이샤쿠 당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요즘 항간에 유행하는 말로 ‘짤렸다’고나 할까? 수백억원이란 큰돈을 쏟아부으며 5개국 관통 랠리대회를 추진했지만 ‘높은 양반’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뎅겅! 그의 목을 가이샤쿠 해버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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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 양은혜 씨… 각선미가 죽이네!”
막상 그는 제 목이 날아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아무렴, 알아챌 재간이 없었겠지… 커다란 룸 한가운데에 핀란드식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고, 방습목재로 만들어진 욕조가 들어서 있는 별 일곱 개짜리 특급호텔에서… 그는 이제 막 욕조로 들어서려는 양은혜의 뽀얀 속살에 감탄하던 중이었다.
“가끔 그런 소릴 듣지요. 특히 발목이 일품이라던데요?”
이불을 펼친 것만 한 텔레비전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화사하게 웃고 있었으며, 수영장만이나 한 욕조 속에서는 양은혜의 기다란 종아리가 첨벙첨벙, 수중발레를 하는 것처럼 솟았다가 사라지곤 하는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욕조 한 옆으로는 그녀가 벗어버린 가운이 뱀 껍질 형상으로 늘어져 있었다.
“미치겠군. 나는 말이에요…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만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어요.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어머나, 저는요… 손등이나 팔뚝에 핏줄이 울끈불끈 솟은 남자만 보면 그만 까무라쳐요. 나도 왜 그런지 몰라요.”
동서고금, 노소 불문하고 남자와 여자 둘이 만나 놀 때엔 대화부터 유치해지게 마련이다. 하긴 옷 벗고 욕조에 들어앉아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여인네 앞에서… 박사인들 어쩔 것이며 재벌인들, 장관인들, 영웅호걸인들 또한 어쩔 것인가.
“발목이 가늘어야 화녀(火女)라더군. 자 이리 오시게.”
욕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유민 회장의 어깨 위로 그녀의 두 다리가 걸쳐진 지는 이미 오래였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보아도 미끈! 왼쪽으로 돌아보아도 미끈! 주욱 빠진 종아리 위로 한 주먹거리에 불과한 발목이 드러나 있었다.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수증기 틈으로 언뜻 그녀의 알몸이 드러나는가 싶으면 첨벙첨벙 튀어오르는 물살 때문에 눈을 감아야만 했다.
유민 회장은 양 손으로 그녀의 두 발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욕조 안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에게 양 발목을 잡힌 그녀는 저절로 욕탕 속에 곤두박질친 물구나무 자세가 되어버렸다. 이런! 배꼽부터 가슴, 목, 얼굴이 모두 욕조에 잠겨버렸으니 자칫하다간 숨도 쉬지 못할 판국이었다.
‘어푸, 어푸!’ 그녀가 숨을 몰아 쉴 때마다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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