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 송도고등학교 체육관. 영화 '연평해전'을 만든 김학순 감독이 단상에 오르자 큰 박수와 함께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 감독은 이날 1학년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연평해전 영화 제작을 통해 본 고(故) 윤영하 소령'이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 송도고는 윤 소령의 모교(母校)로, 2013년 학생과 교직원들이 성금 6168만원을 모아 이 영화 제작비로 내기도 했다.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자는 감독과 학교 측 마음이 자연스럽게 통해 마련된 자리였다.
"윤 소령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부하들을 따뜻하게 돌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해군사관학교 동기들도 모두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김 감독은 준비해 온 원고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미국은 애국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많이 만들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조국은 적대시할 존재가 아니라 고맙고 지켜나가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연평해전 전사자들은 우리를 대신해 싸우다 숨졌고, 유족들에게 그들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소령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부하들을 따뜻하게 돌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해군사관학교 동기들도 모두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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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을 제작한 김학순 감독이 10일 오전 인천 송도고등학교를 찾아 1학년 학생 400여명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송도고는 연평해전 당시 숨진 고(故) 윤영하 소령의 모교로, 2013년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성금 6168만원을 모아 영화 제작을 도왔다. /이진한 기자 |
김 감독은 준비해 온 원고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미국은 애국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많이 만들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조국은 적대시할 존재가 아니라 고맙고 지켜나가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연평해전 전사자들은 우리를 대신해 싸우다 숨졌고, 유족들에게 그들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등 뒤로 땀이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에 몇몇은 자세가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손부채를 부쳐가면서 끝까지 김 감독 말에 귀 기울였다.
"이 영화를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보고, SNS에서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영화에 대한 이념적 매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볼 때 대한민국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느낍니다. 이제 변화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윤 소령이 못 이룬 것을 후배 여러분들이 꼭 이뤄주시길 바랍니다."
30여분에 걸친 김 감독의 강연이 끝나자 다시 큰 박수와 환호가 체육관을 채웠다. 윤승현(17)군은 "그동안 군대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달라졌다"고 했다. 김대민(17)군은 "다른 학교 친구들과는 달리 우리는 늘 연평해전이나 국가관 같은 것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손성현 송도중·고교 총동창회장은 "이 영화를 통해 송도고 위상을 높이고 잊힐 뻔했던 일을 조명해 줬다"며 김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지난달 28일 1차 단체 관람에 참가하지 못한 이 학교 1~2학년생 600여명은 강연이 끝난 뒤 연평해전 단체 관람에 나섰다. 2013년 제작비 성금 모금에 참가했던 3학년 학생들에게는 각자 편할 때 가볼 수 있도록 영화사에서 개별 관람권을 나눠줬다고 한다.
[인천=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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