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12년 카드업계에 부는 한파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제2의 카드대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은 위축되고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드세다. 특히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은 카드사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카드수수료율 분석과 관련한 학계의 용역작업도 큰 변화의 요인이다. 카드업계로서는 자구책과 더불어 고객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신용카드가 말그대로 신용(Credit)할 수 있는 결제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카드업계의 전략을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신용카드 'Credit'을 말하다] <1> 신용카드 사용액 500조 시대..카드도입 43년]
지난 1969년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했다. '신세계카드'라는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임원이나 직원용이었지만 고객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이후 다이너스(Diners),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외국계 카드사들도 한국 땅을 밟았다. 국내 은행들 역시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신용카드 'Credit'을 말하다] <1> 신용카드 사용액 500조 시대..카드도입 43년]
지난 1969년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했다. '신세계카드'라는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임원이나 직원용이었지만 고객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이후 다이너스(Diners),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외국계 카드사들도 한국 땅을 밟았다. 국내 은행들 역시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신용카드 도입 43년. 지난 2003년 대규모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대란'을 겪으며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신용카드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상품 구매뿐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 공과금 납부 과정에서 신용카드는 이제 현금의 역할을 대신한다. 수치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승인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4.1% 증가한 122조 63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제외한 순수 신용카드 승인실적이다. 상대적으로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음식업, 주유소 등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신용카드 대중화 시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용카드 결제에 소극적이었던 공과금, 약국, 학원도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관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신용카드로 결제된 공과금은 1조1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0.6% 늘었다. 약국과 병원의 카드승인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9%, 33.8% 늘었다. 신용카드 결제의 사각지대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 신용카드, 결제 대안이 아닌 '필수품'
지난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신용카드는 특권층의 상징이었다. 지난 1990년 기준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0.6장이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적어 신용카드의 효용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신용카드 발급수는 급증했다. 카드대란의 원인이었던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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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01년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4장으로 늘었다. 2000년만 하더라도 2.6장에 불과했다. 1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어 2002년에는 4.6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신용카드수도 당시 처음으로 1억장을 넘어섰다. 이는 2003년 신용카드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다.
카드대란 이후 자정 노력이 이어졌다. 신용카드 발급수도 1억장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다 2008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4.9장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신용카드의 숫자도 지난해 1억2213만장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역시 218만개로 최고치였다.
◇ '제2의 카드대란'의 진실은?
신용카드 발급이 늘면서 일각에서는 신용카드 유동성 위기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기우'라며 반박하고 있다. 과거 카드대란 당시에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위해 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사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총 622조9084억원이었다. 이 중에서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57.4%였다. 반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금액 533조6643억원 중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4%였다. 카드론 이용금액 역시 같은 기간 55조1254억원에서 24조7943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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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연체율과 조정자기자본비율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신용카드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계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은 1.91%였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직후 기록했던 28.6%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2분기부터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63%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2분기 1.74%, 3분기 1.91% 등으로 상승세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연체율의 절대수준은 낮다"며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의 한 축으로 여겨졌던 카드모집인의 숫자가 현격히 줄어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03년 1만7021명까지 늘어났던 카드모집인은 지난해 말 기준 5만101명까지 줄어들었다. 카드모집인을 여신금융협회에 등록시키고, 카드사별로 중복 계약을 불허한 게 카드모집인 감소의 원인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비용을 줄여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의 아픔은 카드업계에도 큰 교훈을 줬다는 점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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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기자 gust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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