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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여름휴가 여행지…조금 깊은 도시 여행 네덜란드 로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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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도시 한 곳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최소한 3개국 5도시 정도는 돌게 된다. 그것은 여행자의 자유지만 적어도 한 두 지역은 사나흘 일정으로 머물며 집중적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다. 물론 그럴 만한 주제와 가치가 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제2의 도시 로테르담은 일주일을 머물러도 시간이 부족할만큼 보고 느낄 것이 많은 매력 도시다.


살아있는 건축 박물관 로테르담 Roterrdam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에서 유럽 특유의 풍경을 찾기란 쉽지 않다. 네덜란드는 1차대전 때 중립을 선포했고 누구로부터도 공격받지 않았다. 그러나 2차대전 때는 독일의 거센 공격에 큰 피해를 당하고 만다. 로테르담이 대표적인 도시다. 당시 집중된 포격으로 도심과 항구 일대의 건축물 대부분이 복구 불가 상태로 파괴되었고 사망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조차 파악되지 못했다. 왕조 시대에 지어진 유서깊은 건축물이 남아있을 리가 없다. 그나마 델프스하벤 지역에 네덜란드 전통 가옥이 남아있는 것은 기적 같은 행운이었다.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은 ‘복구’보다 ‘건설’을 선택했다. 다시 시작한 로테르담은 ‘뉴타운’이 아닌 ‘시민 도시’로 건설되었다. 그들이 생각한 도시의 주제는 ‘유니크’였다. 이왕 새로 시작하는 거 ‘다르게 가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로테르담 곳곳에 서 있는 ‘세상에서 처음 보는 건축물’들을 보면 저절로 확인이 된다. 그들의 재건 사업에는 확실한 철학이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그들이 건축에 적용한 철학이란 ‘해체주의’이다. 해체주의란 1960년대, 로고스 중심의 철학 체계에 대한 반기를 든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퍼트린 개념이다. 기존의 생각들이 너무 고리타분하고 독선적이며 획일적이니 그것을 대안할 ‘새 판을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존의 문명에 따분함을 느끼던 예술, 문학, 건축계에서 해체주의를 환영했고 여러가지 새로운 모색이 시작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직육면체, 수직 상승, 첨탑 공법 등 기존의 상식적인 건축 디자인에서 벗어나 건축물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여 짓거나 비대칭 설계로 상상을 뛰어넘는 디자인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 건축물들은 때로는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는 쿡쿡 웃음을 짓게도 한다. 기울어진 빌딩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하고 너무도 멋진 디자인에 이끌려 그 속으로 들어가게도 만든다. 로테르담을 가로지르는 ‘마스 Mass’ 강 ‘에라스무스 다리 Erasmusbrug’ 주변에는 그렇게 건축된 ‘기발한 마천루’가 형성되어 있다. 건축물뿐 아니라 길거리, 광장, 역사, 박물관 등 도시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유머러스한 해체주의’를 담고 있다. 여행자들이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그들의 ‘유머’다. 단순히 달라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다르다. 이런 건축물들이 시민 또는 여행자들의 일상에 주는 영감은 상상 이상이다. 로테르담이 ‘다음 세대의 강력한 시민 도시’로 주목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실제로 르테르담은 그 어느 도시보다 많은 건축가와 건축학도들이 찾는 ‘전문직 순례지’가 되었다. 건축의 근본이 자연과 사람을 위한 일이니, 건축이나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로테르담에 다녀오면 라이프스타일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켓홀 Markthal

네덜란드 국적의 세계적인 도시설계 기업 ‘MVRDV’가 만들어 2014년에 개관한 말발굽 형상의 대형 건물이다. ‘MVRDV’는 최근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화 하는 ‘서울 스카이가든’ 건축회사로 선정되며 알려진 회사다. 마켓홀은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창문이 있는 외부는 12층 규모의 아파트이고 돔 스타일의 내부는 시장이다. 메가급 주상복합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 시장에는 10층 높이의 천장이 있고 그 면은 3D프린팅을 한 금속판으로 마감했다. 3D로 표현하니 당연히 시시각각 새로운 영상들이 천장을 표현할 수 있다. 천장을 올려다 보면 사각형 창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게 외부 아파트에서 시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문이다. 상가와 아파트가 층으로 구별되고 분리되어 있는 우리의 주상복합아파트와 달리 거대한 바자르와 풍광 좋은 아파트의 예술적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시장은 우리의 남대문시장이기도 하고 이스탄불의 바자르이기도 하다. 또한 영국의 코벤트가든이며 중국의 재래시장이기도 하다. 세계 주요 국가 특산물도 없는 게 없고 값도 싸다. 세계 유명 시장이 그렇듯 기본적인 시장 기능에, 레저, 먹거리 등 라이프스타일의 총집합체로 운영된다. 개인 숍 오픈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며칠 로테르담에 머물며 마켓홀 관찰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전히 마켓홀 하나 보려고 로테르담을 여행한다는 말이다. 꼭 그런 목적이 아니더라도 마켓홀만 꼼꼼히 들여다 보아도 당신은 특별하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며, 그 순간들은 영험한 에너지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로테르담 지하철 Blaak역에 마켓홀 통로가 있다. 관심있는 여행자들을 위한 ‘시장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치 Dominee Jan Scharpstraat 3011 GZ Rotterdam

마켓홀 영업시간 10:00~21:00

문의 30-234-6464


시장 투어 프로그램 예약 http://markthaltours.nl/markthaltours .


큐브하우스 Cube house

1984년에 완성된 큐브하우스는 상식을 뛰어넘는 외관 디자인으로 로테르담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목조 건물이 갖는 특유의 동화적 분위기는 물론 지상을 향해 기울어져 있는 지붕의 사면은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큐브하우스의 실내마저 기울어진 채로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실내에 들어가 보면 거실, 침실, 욕실, 주방 등 평범한 주택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큐브하우스는 1970년대 로테르담에서 한창 벌어졌던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2차 대전 직후 조성되었던 부두와 도심 가운데에는 낡거나 빈민촌화 되어버린 곳이 많이 있었는데, 항구 등 사회 인프라는 인프라대로 재생하되 마을은 ‘도시 속의 마을’이라는 개념으로, 밀어버리거나 아파트를 세우는 것 대신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 시민에게 되돌려 준 것이다. 큐브하우스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연립주택처럼 사람이 살기도 하고 작업실로 이용되기도 하며 ‘레지던스’로 임대를 하기도 한다. 로테르담 여행 중 하루 이틀밤은 호텔 대신 큐브하우스의 ‘마을 정신’과 함께 잠들어 보는 것도 좋다. 구글에 ‘로테르담 큐브하우스 레지던스’를 검색해 보니 마침 ‘에어비앤비’에 올려놓은 임대용 큐브하우스 한 동이 후기와 함께 올라와 있다. 4인 기준 일박에 약 17만원.

위치 Overblaak 70, 3011 MH Rotterdam



로테르담 중앙역 CENTRAAL STATION

암스테르담, 에인트호번 등 네덜란드의 다른 도시에서 로테르담으로 들어가려면 대개 기차를 이용하게 되는데, 종착역의 이름은 ‘중앙역’이다. 중앙역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각도는 여러 곳이지만 일단은 광장 끝이 쉽고 편안한 장소다. 그곳에서 바라본 역사의 모습은 상어의 입 같기도 하고 우주로 가는 초대형 우주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내 디자인도 어느 공항 못지 않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플랫폼 천장은 유리로 마감하여 여행자의 들뜬 마음을 설레게 하고 출입구의 목재 천장은 안온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19세기에 최초로 건설된 이후 1940년에 파괴되었고 그 뒤로 이전과 보강 작업 등을 통해 2014년에 최종 완성되었다. 로테르담의 많은 건축물이 그렇듯, 이곳 또한 비대칭이 특징이다. 광장에서 올려다 보는 모습 다르고 근처 다른 건축물의 고층에서 내려다 볼 때의 장면은 또 다르다. 승강장은 모두 13곳으로 주요 노선으로 ‘암스테르담-로테르담’, ‘브레다 Breda-로트레담’, ‘위트레흐트 Utrecht–로테르담’, 남부국제고속철도 네덜란드-벨기에’ 등이 있다. 역사 지하에는 로테르담 지하철역이 있다.


샤우부루그 광장 Schouwburgplein

이름보다 무역항의 크레인, 또는 사마귀를 닮은 가로등으로 더욱 유명한 광장이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건축 회사인 ‘West 8’에서 만든 이곳은 중앙역 남쪽에 있는데 시민들의 휴식, 행사에 이용된다. 광장의 명물은 가로등. 이 가로등은 생긴 것도 특이하지만 태양의 광선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가로등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으로 전기가 아닌 수압을 이용,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광장의 기능을 바닥 소재로 구분한 것도 기발하다. 에폭시, 나무 데크, 금속으로 각각 이뤄졌는데, 그 소재의 기능에 따라 어떤 곳은 분수대로, 어떤 곳은 벼룩시장으로, 또 어떤 곳은 비보이 공연이나 레저스포츠 경연장으로 활용된다. 행사가 있을 때는 바닥에 매립해 두었던 레일이 올라와 펜스 역할을 한다. 광장의 기능이 시민의 ‘동적 에너지’에 있으므로 ‘West 8’은 이 광장의 바닥, 조명, 그리고 차단 기능까지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동적 개념으로 설치한 것이다. 신기하고 기특해서 보고 또 보게 되는 곳이다.


유로마스트 EUROMAST

이 건물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로테르담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높이 185m의 전망대에서 로테르담 도심의 건축물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서 맑은 날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전망대는 크게 전망대와 레스토랑, 회전을 하며 로테르담 시내를 보여주는 유로스쿠프, 임대용 세미나실, 호텔급 게스트하우스인 ‘Sleep&Wake Up’이 있다. 커플 여행자, 노년 여행자들이 즐겨 이용한다는 ’Sleep&Wake Up’은 전망좋은 곳에 위치하고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로테르담의 조용한 야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이용법은 일반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와는 다르다. 적어도 원하는 날짜 기준 석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숙박비는 2인 기준 385유로(세금 별도, 5월 환율 기준 약 47만원)이며 조식 등을 포함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개방 시간 4월~9월 09:30~23:00 / 10월~3월 10:00~23:00

입장료 어른 9.25유로, 어린이 5.9유로, 65세 이상

문의 www.euromast.nl

숙소 문의 +31 (0)10 2411 788 / reserveringen@euromast.nl



에라스무스다리 Erasmusbrug

로테르담 도심을 흐르는 강의 이름은 ‘마스Mass’다. 유럽의 도심을 흐르는 대부분의 강이 그렇듯 마스강 역시 주로 산업용 선박들이 운항한다. 물론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유람선도 운항한다. 네덜란드의 종교가이자 인문학자인 ‘에라스무스’의 이름을 붙인 이 다리는 바로 이 마스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다. 백조를 닮은 디자인을 이유로 ‘백조의 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트램,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높이가 높은 선박의 운항을 위해 다리 끝 부분을 올릴 수 있는 ‘도개교’ 기능도 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로테르담의 풍경이 남달라 로테르담을 찾은 여행자들이 꼭 걸어보는 곳이기도 하다. 다리 끝부분과 연결되는 공원에는 170개의 국기가 계양되어 있는데, 이것은 네덜란드를 이루고 있는 170개 국가 출신의 인종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들의 개방된 사회 분위기를 상징하고 있다. 에라스무스 다리를 설계한 네덜란드의 건축가 ‘벤 반 베르켈’은 한국의 갤러리아 백화점, 아이파크시티를 설계하기도 했다.


로테르담의 쇼핑가 레인반 Lijnbann

시청 청사 근처에 있는 로테르담의 중심가다. 중앙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이 거리의 최대 특징은 숍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과 자동차가 없다는 점이다. 거리에서 자동차를 없앤 게 아니라 1953년 이 거리를 조성할 당시부터 아예 차가 없는 거리로 계획한 것이다. 도시의 중심가라 해서 서울의 심야 시간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쇼핑센터의 모든 가게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그것을 불편해하는 로테르담 사람은 없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렇다. 일반 직장인이든 상점의 직원이든 퇴근은 칼같이 하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로테르담 항공편

대한항공, 네덜란드 항공에서 인천-암스테르담 직항편 운행 중.

비엔나, 이스탄불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이 있다. 항공료는 항공사, 경유지 등에 따라 7월 기준 왕복 100만원 초반대부터 후반대까지 있다.

로테르담까지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한 시간.

[글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위키미디어커먼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81호(15.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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