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與野 합의, 무산된 공무원연금법…5월국회 처리 가능?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의결에 대한 여야 합의 불발로 본회의 재개가 무산된 가운데 논의하고 있다.2015.5.6/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김영신 기자,서미선 기자 = 6일 종료된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 등을 국회 규칙에 반영하는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무원연금법안은 물론 5월 연말정산 환급법안 등 민생법안의 처리까지 줄줄이 무산시켰다.

이 때문에 4월 임시회 핵심 쟁점 법안이었던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앞으로 어떤 재논의 절차를 밟게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공무원연금개혁안 내용 자체를 놓고는 사회적 합의를 거친 만큼 여야간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공적연금(국민연금)을 강화하는 내용을 놓고 이견이 여전한데다 여야간 신뢰가 한 차례 무너진 상황이어서 처리를 위한 재논의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여야 지도부 모두 처리 의지는 강한 상황이다.

여당은 4월 임시회가 이대로 문을 닫은 것을 놓고 곧바로 5월 '원포인트' 임시회 소집을 들고 나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법안 처리 무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내일부터 또 접촉해보겠다"면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만날 것을 내가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도 "오늘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는 무산됐지만 공무원연금개혁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공무원연금개혁법안과 오늘 처리하지 못한 시급한 안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원포인트 임시국회라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아예 5월 임시회를 단독으로 소집하고 나섰다.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앞전 회기가 종료되고 3일 이상이 흘러야 하는 만큼 야당은 1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 달간의 임시회를 소집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늘밤 당장 앞으로 1달간의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며 "내일(7일) 오전 당내 공무원연금개혁 특위를 포함한 연금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이 같이 일단 공무원연금개혁 처리를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곳곳에 암초는 산적한 상황이다.

우선 공적연금 강화 방안인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에 대한 여야의 인식이 여전히 판이하다.

여당은 "어떤 형태로든 소득대체율 50%를 받아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소득대체율 50%는 이미 합의된 기정사실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여권 내 변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소득대체율 인상 명기에 완강히 반대하는 청와대의 기류는 복병 중의 복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줄곧 여야간 소득대체율 인상 명기 합의는 '월권'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공적연금 강화를 연계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점도 심상치 않다. 여당내 분란으로 인해 자칫 여야 협상과는 상관없이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오리무중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청와대의 진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헷갈린다. 청와대가 대안없는 비판만 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여야 합의의 발목을 잡아 국회를 파행 위기로 몰아놓고는 자기들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법안 처리가 안된다고 국회를 탓하느냐"고 비판했다.

야당쪽 변수도 간과할 수 없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지도부가 7일 새로 선출된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여당의 협상파트너가 달라지는 상황을 맞이하게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지도부 성향에 따라 그 동안 진행해 왔던 논의가 연장선이 아닌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나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우 원내대표 대신 강성의 원내지도부가 꾸려질 경우 향후 논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문 대표는 이날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뒤 가진 의원총회에서 "내일(7일) 원내지도부 새 선출과 동시에 새로운 투쟁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벌써부터 강성 투쟁으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anghwi@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