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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도 금연 지침서가?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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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바고 문화사

안대회 지음|문학동네|480쪽|3만원


조선 후기 북벌(北伐)을 추진했던 효종(孝宗)은 이완(李浣) 장군 등을 부른 뒤 술자리에서 직접 담배를 권했다. 신하들은 감히 그럴 수 없다고 했지만, 국왕은 '맞담배'를 피웠다. 북벌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군신(君臣) 관계의 격식을 깨고 '특별 대우'한 것이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임진왜란 이후부터 한일 강제 병합까지 대략 300년에 이르는 담배의 문화사를 추적한 책. 포르투갈어의 타바쿠(tabaco)에서 유래한 담배는 "17세기 초 이래 한반도의 절대다수가 즐긴 기호품의 제왕이자 경제의 블루오션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어우야담(於于野談)'의 저자 유몽인(柳夢寅)에 따르면 1610년대 부산항에 정박한 일본 상인들은 담배를 의약품으로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 담배의 약효를 확신했던 정조(正祖)는 '만백성에게 흡연을 권장할 방안을 제시하라'는 시험 문제를 신하들에게 냈다.

그 무렵 담배는 처음 보는 이성에게 "같이 한 대 태우자"며 수작을 거는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청나라의 담배 전문서는 흡연을 삼가야 하는 경우로 일곱 가지를 꼽았다. 현악기 연주를 들을 때, 학에게 모이를 줄 때, 난초를 대할 때, 매화를 볼 때, 제사 지낼 때, 조회(朝會)할 때, 미인과 잠자리를 같이할 때….

책을 읽는 내내 담배 연기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한 환영(幻影)에 시달렸다. '저자도 애연가일까' 하는 궁금증에 전화 드렸더니, 안 교수는 "대학 3학년 때 끊었다"고 한다. 이런 배반감이라니. 비흡연자가 쓴 유쾌한 끽연사(喫煙史)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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