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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안함 용사 5주기를 맞으며

아시아투데이 이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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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장 신준태 현충 과장

국립대전현충원장 신준태 현충 과장

“우리는 피 끓는 대한의 남아, 젊은 바다 사랑하여 여기 모였다. 거친 파도 몰려 와 우릴 덮쳐도 굳세게 전진하여 싸워 이긴다. 우리는 자랑스런 천안함 용사 싸우자 이기자 무적 천안함”

해군 함정에는 함정마다 ‘함정가’가 있다고 한다. 위의 노래는 2010년 3월 26일 서해바다를 지키다 산화한 46명의 젊은 용사들을 태운 천안함의 ‘천안함가’ 1절 부분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하여 해군 장병 104명 중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천안함이 침몰하자 구조요원으로 참여해 높은 파고와 낮은 수온, 깊은 수심 등 극한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쉼 없이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던 만52세의 잠수요원으로서 노령에 해당하는 한주호 준위는 수색활동 중 실신해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당시 전 국민들은 충격과 놀라움, 공포와 안타까움이 뒤섞여 내 아들, 내 아버지를 잃은 양 같이 아파하고 같이 눈물 흘렸다.

온 국민들이 충격에 휩싸여 눈물을 훔치고 추모 행렬이 이어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추모 인파로 초록 잎사귀 자랄 새 없던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묘역에는 유가족들이 바꿔 놓고 간 반짝이는 새 조화만이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진다.

5주기를 며칠 앞두고는 교복을 곱게 차려입고 앳된 모습으로 나란히 아버지를 찾아 온 두 소녀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같은 날 아버지를 잃었다.


두 아이의 가족은 얼마 전 서울에서 대전현충원 근처 아파트로 나란히 이사를 왔다고 한다. 두 소녀는 손잡고 둘이 함께 아버지를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고 한다. 봄이 오고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은 지났지만 그리움의 크기는 변하지 않았으리라.

다가오는 3월 26일에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이 개최된다. 정부 주관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추모식이다. 그리고 추모식에 앞서 3월 21일에는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를 포함한 47인을 상징하는 4.7km를 걸으며 천안함 용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 걷기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버지이자 내 아들, 내 형제, 내 친구인 그들을 떠나보낸 이들에게는 애끓는 마음 변함이 없고 그들을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 마음 또한 덜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그들이 그리워하는 우리의 용사들과 또 그 희생이 국민들에게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과 사진들은 빛을 바랜다. 그러나 추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힘이 더해진다. 더 선명해지고 아련해지는 추억처럼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빛이 바래지 않도록 온 국민들이 가슴 속 깊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게 감사와 그리움을 담은 엽서를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한 하늘나라우체통이 있다. 이번 천안함 용사 5주기를 맞아 잊혀져가는 천안함 용사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추모의 마음을 담은 엽서 한 장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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